"비트코인의 움직임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때의 나스닥과 같다. 단지 속도가 15배 빠를 뿐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1코인당 7000~8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만달러를 넘었던 때를 감안하면 급격한 몰락이다.
모건스탠리의 시나 샤 전략가는 19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과 거래량이 2000년 닷컴 버블 때 나스닥과 유사하며, 다만 몰락 속도가 당시 나스닥보다 훨씬 빠를 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버블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나스닥의 닷컴 버블은 1995년부터 2000년에 걸친 거품 경제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 기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되던 시기로 특히 1999년 10월 2700포인트였던 나스닥 지수는 2000년 3월까지 불과 5개월 만에 5048포인트까지 뛰어올랐다.
모건스탠리는 2000 년 나스닥과 지금의 비트코인이 본격적인 약세를 앞두고 250-280% 상승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랠리의 속도도 비트코인이 나스닥보다 15배 가량 빨랐다.
2009년 발명된 비트코인은 네 개의 화폐로 쪼개져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최고 수준에서 70% 가량 하락한 상태이며, 네 개 화폐를 종합해보면 45~50% 가량 떨어졌다, 이는 18년전 나스닥이 버블 붕괴 때 잃어버린 가치(44%)와 비슷한 수준이다.
거래량은 또 다른 경고등일 수 있다. 샤 전략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비트코인 거래량이 30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그 직후 거래량이 뚝 떨어지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나스닥도 버블이 터질 때 다섯 번의 가격 하락기를 겪었으며, 이 때마다 이후 거래량은 감소했다. 샤 전략가는 "하락장 때 거래량이 증가했던 건 더 많은 투자 활동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져 나오려는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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