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탄소나노튜브 적용해 더 선명·안전한 X레이 만들죠"

입력 2018-03-20 17:01  

씨에이티빔텍

기존 필라멘트 튜브 단점 개선
피폭량 줄이고 선명한 화질
하반기 신제품 출시 계획



[ 임유 기자 ] “탄소나노튜브(CNT)를 적용한 엑스레이 튜브로 기존 엑스레이보다 선명하고 안전한 차세대 엑스레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씨에이티빔텍의 조종길 이사(37·사진 왼쪽)와 여승준 이사(39·오른쪽)는 자체 제작한 엑스레이 튜브를 조심스럽게 만지며 이같이 말했다. 씨에이티빔텍은 엑스레이 기기의 구성 요소 중 엑스레이 튜브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엑스레이 튜브는 전자를 물체에 강하게 충돌시켜 투과력이 좋은 전자기파인 X선을 방출하는 장치다.

기존 엑스레이 튜브는 필라멘트를 활용한다. 필라멘트 튜브는 필라멘트에서 전자가 튀어나오게 하기 위해 특정 온도에 이를 때까지 열을 가해야 한다. 필라멘트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식기 때문에 예열 시간과 냉각 시간이 필요하다. 필라멘트가 예열 및 냉각되는 도중에도 전자가 일부 방출된다. 이 전자가 튜브 안의 타깃에 충돌하고 X선을 생성하지만 영상을 찍기엔 충분하지 않다. 여 이사는 “불필요한 X선은 영상 화질을 떨어뜨리고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도 증가시킨다”고 했다.

씨에이티빔텍은 필라멘트를 CNT로 바꿔 필라멘트 튜브의 단점을 개선했다. CNT는 탄소 6개로 구성된 육각형들이 관 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신소재다. 필라멘트를 가열하는 대신 CNT에 낮은 전압을 가해 전자를 방출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양극의 전압을 걸면 CNT에서 음극을 띠는 전자가 튀어나오는 원리다. CNT는 단위면적당 전자 방출량이 매우 높은 데다 낮은 전압으로 쉽고 빠른 제어가 가능해 새로운 엑스레이 튜브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CNT 튜브는 전기로 작동하기 때문에 예열이나 냉각 절차가 필요없다. 전기는 열과 달리 흐르거나 흐르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전기가 흐르면 곧장 영상을 찍는 데 충분한 양의 전자가 방출되므로 영상이 흐릿해지지 않고 방사선 피폭량도 줄일 수 있다. 또 필라멘트에 비해 단위면적당 방출하는 전자가 많아 엑스레이 기기를 소형화, 경량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기존 필라멘트 튜브보다 20%가량 저렴하면서 성능은 더 우수한 CNT 튜브의 제작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하반기 이 회사의 엑스레이 튜브를 장착한 엑스레이 기기가 출시될 예정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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