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전방위 자금조달 나선 아시아나항공, 공모채 발행도 추진

입력 2018-03-20 18:04  

다음달 1년6개월물 찍어 500억~600억원 조달
자산매각·CB 발행 등 다각도로 자금조달 진행
계획한대로 마무리되면 약 7000억원 확보



≪이 기사는 03월20일(17: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공모채 발행에 착수했다. 자산 매각, 전환사채 발행(CB) 등 진행 중인 자금조달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올 상반기 7000억원가량을 확보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20일 1년6개월 만기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500억~6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다음달 13일께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이르면 이달 말 발행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다양한 방안을 동원해 활발히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여객·화물 항공운임을 통해 들어올 수익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150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보유 중인 CJ대한통운 지분 73만8427주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매각해 935억원을 손에 쥐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사옥 매각이 완료되면 3400억원가량이 추가로 유입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80%를 들고 있는 광화문사옥을 4300억원에 도이치자산운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투자자 모집에 한창인 사모 CB 발행이 성사될 경우엔 최소 500억원을 확보해, 올 상반기에만 7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IB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본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들을 꺼내 차입금 상환부담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금융리스·ABS 포함)은 4조485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가량인 2조182억원이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

공모 회사채시장에서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BBB-’(안정적)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는 국내 신용평가사들 중 한 곳이라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떨어뜨리면 ABS 투자자들(제1종 수익권자)이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가져갈 때까지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잉여현금(제2종 수익권)을 가져가지 못하게 된다. 지난달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잔액은 1조2740억원에 달한다.

기관들은 아시아나항공 채권을 외면한지 오래다. 국내 기관 대부분이 신용등급 ‘A-’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하도록 내부지침을 정해놓고 있어 이 회사에 투자할만한 곳이 몇 안 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0월 6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에는 모집액에 한참 못 미치는 3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증권사 리테일(소매판매)을 통해 개인 자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이번 채권발행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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