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출산율 소고(小考)

입력 2018-03-20 18:08  

김정수 < 삼양식품 사장 jskim@samyangfoods.com >


지난해 우리나라 혼인율과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심해짐에 따라 결혼을 포기하는 1인 가구 수가 증가했고, 결혼을 했어도 자녀에 대한 인식 변화와 양육의 부담으로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개발의 시대를 지나 경제를 포함한 모든 여건이 성숙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인구가 늘고 평균연령이 낮아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는 자녀 수)은 1.05로 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2750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그동안 자부해왔듯이 우리 민족이 얼마나 우수한가?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이며, 우수한 인재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발표한 185개국의 평균 IQ(지능지수) 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06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그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국한되던 한류가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갔고, 세계 곳곳에서 열광하는 K팝 스타들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음악에서 방송영상,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이렇듯 한국인은 유전적, 사회문화적으로 탁월한 능력이 있음에도 비혼율이 높아지고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다니 안타깝다.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젊은 세대가 결혼해 자녀를 낳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고학력 여성이 결혼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유독 여성에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여전히 편중된 가사부담과 경력 단절, 유리 천장과 같은 직장 내 차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많은 예산을 들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청년들의 공감을 얻고,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는 온 국민이 모두 낭떠러지 앞에 매달려 있는 심정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야 하며, 기업·정부·교육기관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통합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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