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와 부동산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미국인들의 부가 사상 최고인 100조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증시나 부동산에 좋은 사인은 아니다. 미국인의 부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단 2000년과 2006년 얼마 안가 버블이 터졌다.
20일(현지시간) CNBC가 미국 투자자문사 내티시스의 조 라보르냐 수석경제학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순자산은 지난해 4분기말 현재 98조7500억달러에 달한다. 2009년부터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증시 상승세와 부동산 값 상승세 덕분이다. 이는 가처분 소득 14조5560억달러의 6.79배에 달하는 것으로 이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순자산의 가처분대비 소득 비율이 6배를 넘어 사상 최고치에 달하면 항상 버블이 터졌다. 지난 2000년 1분기 닷컴버블이 터졌을 당시 이 비율은 6.12배였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가 나타났던 2006년 1분기에는 6.51배였다. 자산가치가 실질 소득 수준에 비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라보르냐 수석경제학자는 "순자산의 가처분대비 소득 비율이 피크를 친 뒤 4~8개 분기가 지난 뒤에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비율은 미 중앙은행(Fed)에게도 경고 수준인만큼 Fed가 기준금리를 급하게 올릴 수 있다"면서 "Fed가 금리를 올릴 필요는 있지만, 너무 급하게 올릴 것이란 신호를 줘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천천히 올려야한다"고 덧붙였다.
Fed는 2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금리 조정 결과 등을 발표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첫 기자회견도 예정되어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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