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민연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한 삼성물산 이사들 주주가치 훼손"

최치훈 의장 등 사내외이사 4명 연임 주총서 반대키로


≪이 기사는 03월21일(18: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결권 전문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당시 삼성물산 사내외 이사들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22일 열리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4명의 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의결권 전문위는 21일 회의를 열고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영호 건설부문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현수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등 사외이사 2명의 연임 안건에 ‘반대’ 결정을 내렸다. 전문위는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계획 승인을 결의한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수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해 ‘반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결권 전문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합병비율을 산정해 법을 위반한 건 아니지만 합병 시점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전문위는 필립 코쉐 전 제너럴일레트릭(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 등 다른 이사 후보의 경우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찬성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최 의장을 비롯한 4명의 이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인 2015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올해로 3년 임기가 끝나면서 연임 안건이 주주총회에 상정됐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삼성물산 지분을 5.57%를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9.07%에 달해 국민연금의 결정이 주총 결과를 좌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당시 의결권 전문위에 안건을 부의하지 않고 합병에 찬성했던 것이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실형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의결권 전문위가 당시 이사회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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