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군대 이야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2016년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기, 이승기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현역으로 입대했다. 이후 1년 9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31일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이승기는 전역 당시 브라운관이든 스크린이든 자신을 보는 게 지겨워질 정도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대중에 약속했다. 곧바로 예능,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그 약속을 현실화시켰고, 제2의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까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생각은 없었어요.(웃음) 공백기 없이 한 가지라도 바로 하는 게 쉽지 않은데 감사하게도 많은 작품이 몰렸죠. 정신없이 달리고 있지만 재미있어요. 호평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승기는 지난해 12월 SBS 예능 '집사부일체'와 tvN 드라마 '화유기'로 브라운관에 먼저 모습을 비췄다. 지난 2월에는 영화 '궁합'을 통해 극장에서도 관객을 만났다. 이승기는 드라마, 영화, 예능 세 분야에서 모두 선전하며 활짝 웃었다. 대체할 수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최근 영화 홍보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예능인다운 뛰어난 유머 감각과 센스 넘치는 입담으로 기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집사부일체'에서 이상윤, 양세형 등이 이승기에게 '군대 이야기 좀 그만하라'며 핀잔을 주지만 그에게 있어 '군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저는 일반 병사들이 받지 않는 힘든 훈련을 많이 받았어요. 특전사에 온 만큼 간부들이 훈련을 통해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훈련 특혜'를 받았어요. 안 받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웃음) 전역한 뒤엔 웬만한 일에 힘들다는 말을 안 해요."
체중은 군대 가기 전보다 약 10kg이 줄었다. 군대에서 운동을 꾸준히 한 결과다. 운동을 아무리 많이 해도 안 죽는다는 걸 배워왔다며 너스레를 떨며 지금이 '몸 상태의 전성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저는 군대에서 배운 모든 것을 사회에 나와 다 써먹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특전사는 밤에 임무수행을 하거든요. 플래시를 안 켜고 다니면서 안 다쳐야 된다 하더라고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능했어요. 힘들지만 정말 재밌었죠. 친구들과의 추억, 그리고 고마움을 하루라도 더 느끼고 나가고 싶었어요."
군 생활에 너무 몰입해 공백기 불안감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는 이승기다. 전역 후 하루도 쉴 틈이 없던 그는 '지친다', '죽겠다'면서도 일하는 게 재미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목소리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 잘 할 수 있는 걸 해야 에너지가 더 많이 나와요. 송강호, 황정민 등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큰 역할이 아니어도요. 또 사이코패스, 악역 등 저를 이용할 수 있는 영화를 만나고 싶어요. 올 한해 고민 없이 일을 해보려고요."
보통 가수는 가수, 배우는 배우라고 자신을 칭한다. 하지만 이승기는 달랐다. 자신을 가수, 배우가 아닌 '연예인'이라 표현하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연기, 노래, 예능 중 하나를 고르라면 너무 어려워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아예 없어졌어요. 세 가지를 복합적으로 하는 게 정말 즐겁거든요. 대한민국에 이런 캐릭터 하나쯤 있어도 되잖아요? 전 남들보다 3배는 더 열심히 해야 돼요. 그래야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질 수 있죠."
이승기를 잡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재 시나리오를 많이 받은 상태지만 너무 바빠 확인을 못 했다고. 최근 영화, 드라마를 마친 그는 이제야 차기작 검토에 들어갔다. 전역하자마자 종횡무진 촬약을 펼친 이승기가 또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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