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뮤지컬스타 회당 5000만원, 몸값 치솟아…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式 부작용 논란

입력 2018-03-26 18:17   수정 2018-03-28 10:40

양병훈 문화부 기자


[ 양병훈 기자 ] 배우 A씨가 올 하반기 개막하는 한 뮤지컬에서 주역으로 캐스팅되면서 공연 1회당 5000만원이 넘는 출연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우는 뮤지컬 데뷔 이래 출연하는 공연마다 매진시켜 ‘흥행 킹’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2~3년간 출연료가 수직상승했다. 이번 작품의 회당 출연료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량 오른 수준에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뮤지컬 배우의 출연료가 치솟고 있다. 관객이 작품보다는 배우를 기준으로 공연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기획사들이 스타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A제작사 관계자는 “극소수 인기 배우는 부르는 게 몸값이 되고 있다”며 “기획사가 특정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그에게 값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화 해외여행을 시켜줬다는 얘기도 종종 돈다”고 말했다.

공연계에 따르면 회당 수천만원을 받는 배우들은 A씨 이외에도 5명 정도 더 거론된다. 대부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남자 배우들이다. B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뮤지컬 시장이 형성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작품 자체가 공연을 선택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젠 단연 배우가 1순위”라며 “스타급 배우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 비해 한국에서 유독 관객이 캐스팅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획사들이 시장을 키우고 관객을 쉽게 모으기 위해 스타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사와 배우 간 사적 계약으로 결정되는 출연료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문제는 일부 기획사들이 앙상블(코러스 배우)과 조연 배우의 출연료를 깎아 스타 배우들의 출연료로 몰아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C제작사 관계자는 “한정된 제작비로 인해 스타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최근 배우들이 출연료 미지급을 이유로 무대에 서는 걸 거부해 공연이 취소되는 사태가 수차례 불거진 것도 여기서 비롯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뮤지컬 시장의 ‘체질 개선’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이유리 서울예술대 예술경영전공 교수는 “공연 소비자인 관객이 시장을 바꿀 수 있다”며 “스타 마케팅에 좌우되기보다 작품의 질을 기준으로 공연을 선택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영미권은 일반적으로 특정 배우가 공연 전체를 책임지는 원캐스팅을 하다 보니 출연료가 높아도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한국도 원캐스팅이 정착되면 이런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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