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액만 약 30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자체 분석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대로 중국 수입품의 10%(500억달러 규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그만큼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약 30조4925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대중 수출액 감소 폭은 한국의 지난해 기준 대중 수출액 1421억2000만달러의 19.9%, 총수출액 5736억9000만달러의 4.9%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중 10%가량에 25%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돼지고기와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2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대중 수출품목별 수출 감소액을 보면 전기장비 수출액이 109억2000만달러 줄어들어 가장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 IT(-56억달러), 유화(-35억2000만달러), 기계(-27억2000만달러), 경공업(-23억6000만달러) 순으로 수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대미 수입이 30억달러 상당인 2.3%가 줄어들더라도 한국의 대미 수출피해액은 1억달러 미만으로 추정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에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한·중 간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 수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인도 등 신규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비(非)가격경쟁력 제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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