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미세먼지 싫으면 어디로 이사가야 할까

입력 2018-03-27 16:52   수정 2018-03-27 16:56

경기·인천·강원, 미세먼지 농도 심각
울산·경남·대구, 주의보 발령 드물어




봄을 맞아 또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6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서울·경기 지역 하늘은 오전 내내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였다. 수도권에서는 27일까지 이틀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길거리에는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를 착용한 행인들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전국의 하늘이 모두 미세먼지로 뒤덮였던 것은 아니었다. 대구, 전남 등은 지난 26일 미세먼지 농도 50대 ㎍/㎥를 유지하며 하루종일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산맥, 지형 등에 따라 지역별로 대기 오염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얘기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 집코노미가 환경부 자료를 분석해 시도별 미세먼지 정도를 분석했다.


미세먼지 가장 심한 지역, 경기도

미세먼지는 크기(㎛, 마이크로미터)에 따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은 미세한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1㎛는 0.001㎜에 해당한다. 환경부 기준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나쁨(151㎍/㎥)으로 구분 된다.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농도에 따라 △좋음 (0 ~15㎍/㎥) △보통 (16 ~50㎍/㎥) △나쁨(51~100㎍/㎥) △매우나쁨(101㎍/㎥)로 분류한다.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와 지속 시간에 따라 미세먼지 주의보 ·경보 등이 발령된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경우, 경보는 300㎍/㎥ 이상 2시간 지속될 경우 발령한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평균 농도가 9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주의보를 발령하며 18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는 경보를 내린다.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이 잦을 수록 고농도 미세먼지가 해당 지역에 오래 머무른다는 의미다.

환경부 자료를 바탕으로 2017~2018년 16개 시도별 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은 경기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총 44건의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30건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한해 동안 미세먼지 경보도 4차례나 내려졌다. 올해(27일 기준)도 벌써 총 11차례의 미세먼지주의보와 23차례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경기도에 내려졌다. 경기도 안에서도 특히 남부권과 중부권의 대기오염도가 심했다.

인천광역시와 강원도도 미세먼지 오염도가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다. 이들 지역의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건수는 지난해 각각 25건과 18건, 올해 각각 16건과 7건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지난해 4차례의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졌고 같은 기간 강원도에서는 미세먼지 경보 2건, 초미세먼지 경보 1건이 발령됐다.

경상북도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작년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 건수는 각각 25건과 18건으로 인천광역시, 강원도와 비슷했다. 지난 한해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적도 두 번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7건의 미세먼지 주의보와 2건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미세먼지 싫다면 답은 ‘울산행’

그렇다면 전국에서 미세먼지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지역은 어디일까.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주의보 발령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광역시였다. 이 지역에서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각각 2건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한차례 내려졌을 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적은 아직 없다.

경상남도와 대구광역시도 미세먼지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가 3차례 있었을 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일은 없었다. 올해는 초미세먼지 주의보와 미세먼지주의보가 각각 1차례씩 발령됐다. 대구광역시도 지난해 내려진 미세먼지 주의보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각각 3건, 2건으로 집계돼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초미세먼지 주의보만 2차례 내려졌다. 지난해 미세먼지 주의보 3건, 초미세먼지 주의보 2건이 내려진 제주도 역시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지역 중 하나다. 올해는 1건의 미세먼지 주의보와 2건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역별로 미세먼지 오염 정도가 차이를 보이는 데는 산맥 등 지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중국발 오염물질은 주로 저고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산맥 동측에 위치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통계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국내 미세먼지 오염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연평균 30~50% 정도로 오염이 심할 때는 60~80%에 이른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항공, 선박, 자동차 등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 역시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다. 반 센터장은 “국내 요인 중에서는 산업체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항공 선박 등 비도로 이동 오염원, 자동차 같은 도로 이동 오염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횟수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27일부터 미세먼지 환경기준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돼서다. 미세먼지 ‘나쁨’ 기준이 51㎍/㎥에서 36㎍/㎥로 낮아짐에 따라 미세먼지 예보에서 ‘나쁨’ 일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미세먼지 측정치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나쁨’ 일수가 12일에서 57일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오는 7월부터는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 발령 기준도 강화 강화된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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