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고 이전 사실상 확정… 잠원동 아파트 시장 '술렁'

입력 2018-03-27 17:38   수정 2018-03-28 05:23

잠원스포츠파크 테니스장 자리에


[ 선한결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초3동에 있는 서초고를 잠원동으로 이전하는 계획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잠원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많지만 고등학교가 부족해 서초고 유치가 주민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서초구청과 서울교육청 등은 서초고 이전을 20여 년간 논의해왔으나 부지와 재원 마련 등이 문제가 돼 그간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초동에선 서울교육청 주관으로 서초고 이전에 관한 주민공청회와 설명회가 여럿 열렸다. 서초고를 2022년 잠원동 71의 10 일대 잠원 스포츠파크 테니스장 1만1608㎡ 부지로 이전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잠원스포츠파크 테니스장 부지에 서초고를 옮기는 이전계획을 수립해 주민에게 공지하고 있다”며 “학교 이름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잠원스포츠파크는 한신4지구 내로 이전하게 된다. 기존 서초고 부지는 이전 후 교육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을 들일 계획이다. 자체 시설 수요가 없으면 재산교환·매각 등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밝혔다.

서초고 이전은 잠원·반포동 일대에 학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잠원동은 신반포4차(1212가구), 신반포한신2차(1572가구), 잠원동아(991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가 많지만 고등학교가 없다. 반포자이(3410가구),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 아크로리버파크(1468가구) 등이 있는 반포동에도 일반고는 반포고 한 곳뿐이다. 그나마도 학년당 수용인원이 400명가량에 불과해 반포·잠원동 학생들이 멀리 서초고, 압구정고 등으로 배정받고 있다.

재건축을 진행 중인 단지가 많아 학교 부족 사태는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재건축 후 5748가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2971가구), 한신4지구(3685가구) 등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잠원동 A공인 관계자는 “거주가구 수에 비해 고등학교가 턱없이 부족한 게 약점”이라며 “서초고가 옮겨오면 일대 학교 부족에 숨통이 트여 집값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서초·방배동 일대 학부모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초고 이전 시 일대 여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가 확 줄어서다. 서초·방배동 주거지 인근엔 서초고 서울고 상문고 등 일반고가 3곳 있다. 이 중 남녀공학은 서초고뿐이다. 서울교육청은 학령인구가 급감할 전망이어서 고등학교 신설은 어렵다는 견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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