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A형 발생후 무대책" 비판
[ 오형주 기자 ] 국내 돼지 농가에서 백신 접종이 전혀 안 된 구제역 유형(A형)이 처음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경기 김포시에 있는 한 돼지 농가에서 전날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를 한 결과 A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A형 구제역 확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에는 7가지가 있는데, 정부는 돼지에 대해 정책적으로 O형 백신만 접종하고 있다. 소 농가에는 O형과 A형을 방어할 수 있는 2가 백신(두 가지 유형 바이러스 방어 백신)인 ‘O+A형’을 사용하고 있지만, 돼지는 경제적 비용 부담이 크고 발생 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3년 전부터 O형 백신만 사용해왔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병한 김포 돼지 농가도 지난 1월24일 O형 백신만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인 돼지 사육농가에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돼지는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빽빽하게 가둬 키우는 ‘밀집 사육’을 해 한 마리가 걸리면 농장 내 모든 돼지에 순식간에 번지는 등 확산 속도가 소에 비해 빠르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정부로부터 A+O형 혼합백신을 공급받아 도내 전 농가에 접종하기로 했다.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 917마리는 모두 살처분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이날 낮 12시부터 48시간 동안 소 돼지 등에 대해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일각에선 돼지 농가의 A형 구제역 발생 가능성에 당국이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소 농가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고가 이어졌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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