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인쇄골목' 살린다

입력 2018-03-27 18:46   수정 2018-03-28 05:24

2단계 사업 2020년 완료


[ 조수영 기자 ] 서울 한복판의 세운상가 일대 인쇄골목이 ‘창작인쇄산업’ 거점으로 변신한다. 토박이 인쇄장인들의 기술과 청년 창작자들의 아이디어, 특수 인쇄 등 최신기술을 결합해 산업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세운상가 재생(다시·세운 프로젝트) 2단계 사업계획을 27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7개로 이뤄진 세운상가군과 그 주변을 1·2단계로 나눠 활성화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세운·청계·대림상가 등 북쪽지역을 제조업 창업기지로 조성하는 1단계 사업을 지난해 9월 마무리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삼풍상가·호텔PJ·인현·진양상가를 잇는 남쪽지역을 창작인쇄산업 중심지로 개발하는 2단계 사업에 들어간다.

세운상가가 있는 중구에는 서울 인쇄업체의 67%에 이르는 5500여 곳이 밀집해 있다. 조선 초기 서적 인쇄와 활자 제조를 담당하는 주자소, 한국 최초의 현대식 인쇄소인 박문국도 여기에서 태동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쇄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 환경도 낙후되고 있다.

서울시는 인쇄골목에 거점 역할을 할 ‘인쇄 스마트 앵커’를 짓기로 했다. 지하 6층~지상 12층의 신축 건물에 인쇄 관련 기술연구·교육 기관과 전시·판매시설, 공동장비실이 들어선다. 청년들의 주거와 창업 공간을 결합한 청년주택 400가구도 조성한다.

세운상가군 건물에는 인쇄 관련 스타트업 입주공간인 ‘창작큐브’를 설치한다. 토박이 인쇄 장인들의 기술과 청년들의 아이디어, 특수인쇄·후가공 등 최신 기술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진양상가에는 독립출판 작가와 인쇄업체가 만나 책을 만들고, 독자들은 독립서적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세운상가군 7개 건물 전체를 보행길로 연결하는 작업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20년까지 세운상가를 제작·생산, 판매, 주거, 상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된 ‘메이커 시티(Maker City)’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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