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 줄이고 상시 저가로
목동·대구점 등 순차 전환
[ 안재광 기자 ]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점포인 ‘홈플러스 스페셜’을 올 상반기 선보인다. 홈플러스 점포 내 임대매장은 ‘코너스’라는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개편한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사진)은 27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점포 혁신안’을 발표했다. 작년 10월 국내 유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임 사장은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우선순위에 놓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우선 전국 142개 점포 중 목동점·대구점·서부산점 등 1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바꾸기로 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평균 5만여 개에 이르는 기존 상품 수를 줄여 ‘선택과 집중’을 한 게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상품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략이다.
임 사장은 “전체 상품 중 (수요가 많지 않은) 10~20% 비효율 상품을 제거하겠다”며 “상품 수를 줄이는 대신 ‘연중 상시 저가’로 상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의 마케팅 기법인 ‘초특가 상품’, ‘행사 상품’ 등은 홈플러스 스페셜에선 사라진다. 행사 때만 가격을 후려쳐 매출을 올리는 방식은 소비자, 상품 공급사, 유통사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상품 수는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 수준으로 줄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스트코의 상품 수는 대형마트 대비 10분의 1 수준인 4000~5000개에 불과하다. 임 사장은 “상품 수가 너무 적으면 소비자들이 한 번에 필요한 상품을 모두 구입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단점은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임대한 매장들도 확 달라진다. 홈플러스는 마트 이외 공간을 자영업자에게 임대해 옷가게, 키즈카페, 서점, 약국, 세탁소 등으로 운영 중이다. 이 공간을 동네 장터 같은 친근한 느낌으로 재구성하기로 했다. 청년 창업 브랜드, 벼룩시장, 공예 체험관, 어린이 도서관 등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피코크 등과 경쟁할 홈플러스의 새로운 PB인 ‘심플러스’도 선보인다. 임 사장은 “홈플러스 설립 21년 만에 처음 브랜드이미지(BI) 교체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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