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 남겨두고 사의
새 정부 출범후 '사퇴 압박'
3년 임기 마친 이사장 '全無'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 박근태 기자 ]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임기 만료를 1년 넘게 남겨두고 끝내 사의를 밝혔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조 이사장은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학기술 분야 기관장이 바뀌는 게 관례화되고 있지만 연구재단 사례는 조금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을 통합해 설립된 연구재단은 4명의 전 이사장 중 한 명도 정해진 임기 3년을 마친 사람이 없다.
초대 이사장인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이 기관 통합 이후 내부 불협화음 등을 이유로 취임 1년3개월 만에 사임했고 오세정 2대 이사장(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1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그만뒀다. 그 뒤를 이은 이승종·정민근 전 이사장도 ‘일신상 사유’를 들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조 이사장 역시 2016년 8월 취임한 이후 19개월 만에 중도 하차하게 됐다. 과학계에서는 “연구재단 이사장 임기는 3년이 아니라 1년 반”이라는 씁쓸한 소리가 나온다.
조 이사장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조 이사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초대 총장을 거쳐 연구재단 이사장에 오른 ‘전 정부 출신 과학계’ 인사기 때문이다.
과학계 안팎에선 조 이사장이 지난해 말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층으로부터 자진사퇴 요구를 받아왔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연구재단에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감사도 했다.
연구재단은 연간 5조원이 넘는 기초연구비를 관리하고 학술 진흥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 분야 기초연구비가 재단을 통해 집행된다.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기초연구 강화와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도 이곳에서 추진한다. 그만큼 연구 현장과 문화에 가깝기 때문에 잦은 기관장 교체를 바라보는 과학계 시선은 곱지 않다.
한쪽에선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른 후임 이사장 후보에 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재단 이사장은 대학 총장과 여러 분야 교수를 상대해야 하는 까닭에 과거엔 대부분 연구 경험이 풍부하고 학계에서 인정받는 인사들이 후보에 올랐다. 연구재단과 비슷한 미국과학재단(NSF)과 일본 학술진흥회(JSPS)도 모두 학계에서 인정받고 경험이 많은 과학자가 이끌고 있다.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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