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가치 또 올려… 美 통상전쟁 대비?

입력 2018-03-2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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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7개월 만에 최고치

상승재료 없이 사흘 연속 절상
"대미 흑자규모 줄이려는 포석"
中 정부, 해외투자 규제도 완화



[ 강동균 기자 ] 중국 위안화 가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2년7개월 만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위안화 가치가 오를 이유가 없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본격적인 통상전쟁을 앞두고 미국의 공세를 완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5% 내린 6.278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2015년 8월1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준환율을 내렸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절상했다는 뜻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위안화 가치를 3거래일 연속 끌어올렸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중국에선 외환시장이 문을 열기 전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공표한다. 당일 시장환율은 기준환율 대비 상하 2% 범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들어 위안화 강세를 촉발한 요인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외환시장에서 같은 기간 위안화 환율이 장 초반 하락했다가 이후 상승 반전(위안화 가치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환율이 수상쩍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미국과 벌어진 통상갈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對)미 무역흑자를 1000억달러 줄일 것을 압박하자 중국 정부가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복안으로 위안화 환율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달 초 중국 정부가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축소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 절상을 시도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움직임이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자금 유출 우려가 줄어들자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 규제를 완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금융당국이 2년 만에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 제도를 재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QDLP는 해외 자산운용사에 쿼터를 배정한 뒤 이들 회사가 중국 내에서 투자금을 모집해 해외 헤지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3년 도입했다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본 유출 걱정이 커지자 2016년 중단했다. JP모간체이스는 QLDP 새 쿼터로 5000만달러를 배정받았다. 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다른 자산운용사도 조만간 비슷한 규모의 쿼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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