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홈쇼핑 업계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진화하고 있다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주문 서비스부터 인기 아이돌의 컴백 무대까지 공개하는 등 고객 몰이를 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30일 롯데홈쇼핑은 인기 아이돌 그룹 '오마이걸'의 첫 유닛, '오마이걸 반하나'의 신규 앨범을 다음달 3일 오전 1시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마이걸'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타이틀곡 무대를 선보이고 팬들과 실시간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아이돌이 TV홈쇼핑에 게스트로 출연한 적은 있지만 컴백 무대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토크쇼 형식의 방송에서 눈길을 끌고 재미 요소를 극대화한 이른바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신조어)' 전략인 셈이다.
지난 29일에도 롯데홈쇼핑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아이콘(iKON)'이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담은 홈쇼핑 방송을 진행했다.
앞서 CJ오쇼핑도 홈쇼핑과 개그 협업 프로그램인 '코빅마켓'을 내놓았다. 박나래, 장도연, 황제성, 김영희, 김기욱, 고장환 등 인기 개그맨이 직접 출연해 '매진 경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 방송은 평소 화요일 동시간대 (밤10시45분~새벽1시) 방송 대비 4배 이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주문 서비스도 적극 도입하고 있다.
CJ오쇼핑은 SK텔레콤과 손잡고 오는 30일 홈쇼핑 업계 최초 'AI 음성 주문·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 SK텔레콤의 AI 기술 '누구(NUGU)'가 탑재된 셋톱박스 'Btv X누구'에 "CJ오쇼핑 주문해줘" 혹은 "이거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주문이 가능하다.
고객은 TV화면에 보이는 상품, 색상, 사이즈 등을 음성으로 선택하고 "결제해줘"라고 말하면 미리 등록한 결제 수단과 배송지가 자동 선택돼 모든 주문이 끝난다.
현대홈쇼핑은 KT와 함께 업계 최초로 'VR 피팅서비스'를 지난 28일 선보였다. 판매 중인 패션 의류 등의 상품을 리모콘 조작만으로 3차원(3D) 모델을 통해 입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성별을 선택하고, 상품 색상을 고르면 방송화면 우측에 새로운 이미지가 보인다.
두 사업자 모두 ARS(자동응답시스템) 연결을 기다리는 불편함이나 모바일 앱에서 일일이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운을 대폭 축소시켰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21일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샬롯(Charlotte)'을 오픈하며 신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가 차별화를 적극 모색하는 것은 5년 이상 한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며 저성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 자체브랜드(PB)와 단독 상품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TV시청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눈길을 끌만한 콘텐츠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TV홈쇼핑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신개념 프로그램 '엘스테이지'의 영역을 넓혀, 업계 최초로 아이돌 그룹의 쇼케이스를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즐거운 쇼핑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철배 CJ오쇼핑 리빙사업부 상무도 "생방송 중인 상품을 고객들이 좀 더 빠르고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도록 TV홈쇼핑 최초로 'AI 음성 주문·결제 서비스'를 론칭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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