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지난해 위험자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포트폴리오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2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최근 제출한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기업대출과 채무보증(우발채무) 잔액은 모두 2조9230억원으로 1년 전 1조210억원 대비 186% 증가했다. 기업이 발행하는 사모사채 인수와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 등 기업금융(IB)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채무보증의 경우 기존 2800억원에서 1조4930억원으로 433% 급증했다.
손실위험을 일부 떠안는 대신 높은 수수료를 수취하는 IB 영업 강화는 수익원 다변화 관점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인수·자문수수료 수입은 662억원으로 1년 전 326억원에서 103% 급증했다.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순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기존 4%에서 7%로 올라갔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투자중개와 자산관리에 역량을 집중했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라며 “지난해 사업포트폴리오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1982년 설립후 30여년 동안 순영업수익의 80% 안팎을 ‘안전한’ 자산관리와 위탁매매 수수료 영업에서 내왔다. 지난해 말 채무보증 잔액도 NH투자(3조6950억원), 미래에셋대우(3조3025억원), 한국투자(3조2050억원), KB(2조6580억원), 삼성증권 순으로 여전히 5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으로 재무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위험자산 확대는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 경영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래 IB 먹거리인 IPO 기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 변화를 뒷받침한다. 삼성증권의 기업공개(IPO) 주관 계약은 2016년말 9건에서 2017년 말 55건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국내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한국형 IB 육성(대형화)’ 정책에 따라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한 몸집 키우기 경쟁에서 나서고 있다. 2015년 이후로만 11곳이 5조6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IB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자기자본 4조4110억원인 삼성증권은 2017년 중 3383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23% 늘어난 9170억원, 영업이익은 75% 늘어난 3440억원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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