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1957년 러시아에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8000개가 넘는 인공 우주물체들이 쏘아올려졌다. 이 중 3289개가 고장 또는 수명이 다해 지구로 추락했다. 추락하는 위성은 대부분 대기권에 진입할 때 마찰열로 타버리지만 일부 열에 강한 잔해들은 그대로 지구로 떨어진다.
파편이 지상에 추락할 즈음에는 시속 30~300㎞에 이른다고 한다. 부딪힐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그래서 각 나라는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우주정거장을 바다로 유도해 떨어뜨린다. 우주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문제는 사고나 기술적 결함 등에 의한 의도치 않은 추락이다. 통제가 안 되기 때문에 어디로 떨어질지 알 수가 없다. 주로 배터리나 추진체에 문제가 생겨 궤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주궤도에서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등으로 통제 불능상태에 빠지는 인공위성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우주에는 지름 10㎝ 이상의 파편이 2만 개 가까이 된다. 이들 우주쓰레기는 초속 10㎞의 빠른 속도로 우주궤도를 돌아다닌다. 지름 1㎝짜리도 200㎏의 물체가 시속 100㎞로 부딪치는 충격과 맞먹는다.
2011년 발사된 중국 최초의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기술적 결함으로 지구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일 오전 5시12분~오후 1시12분 사이에 지구 표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락 예상 지점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톈궁 1호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대기 마찰열에 의해 잔해 대부분이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불에 강한 일부 잔해가 지표면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도 우주위험 위기 경보를 ‘경계’로 격상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공위성 잔해로 인한 피해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톈궁 1호만 봐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우주 재난’이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젠 전후좌우뿐 아니라 머리 위도 살펴보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김태완 논설위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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