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승산있다… 현대글로비스, 차량공유 진출

입력 2018-04-02 19:39   수정 2018-04-0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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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 마무리되는
하반기에 본격 구체화
AS·부품사업과 시너지



[ 도병욱 기자 ] 현대글로비스가 차량공유사업에 뛰어든다.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빌려서 이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차량공유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 하반기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마무리되면 차량공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차량을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 진출하는 게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지 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차량공유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신차를 판매해 이익을 남기는 자동차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차량공유 시장 규모가 지난해 360억달러에서 2030년 28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40년이 되면 차량공유 시장이 신차 판매 시장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량공유 시장이 커질수록 기존 자동차 제조사의 먹거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여러 차례 차량공유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국내 카풀 2위 업체 럭시에 투자했다가 택시업계의 반발에 밀려 지분을 카카오에 모두 넘겼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차량공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크루즈오토메이션을 10억달러에 인수한 뒤 차량공유 서비스 메이븐을 시작했다. 미국 차량공유회사인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독일 폭스바겐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와 기술협력 계약을 맺었다.

다임러그룹과 BMW는 각각 카투고, 드라이브나우라는 이름으로 차량공유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 때문에 차량공유사업의 성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딘 데다 택시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도 크다”며 “현대차는 경쟁사에 비해 차량공유사업에서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글로비스 내부에서는 진출은 늦었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돼 현대글로비스로 편입되는 사후서비스(AS) 부품사업, 현대글로비스가 해온 탁송 및 중고차 매매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차량공유사업자는 공유차량 부품을 수시로 교체해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또 차량을 곳곳에 옮겨야 하기 때문에 물류 기능이 필수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세계적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차량공유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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