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음악회 드림플레이어 김재승 변호사가 들려줄 '꿈의 클래식 무대'

입력 2018-04-03 15:50   수정 2018-04-04 09:09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4월 11일 7시30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
1회 드림플레이어 김재승 변호사 인터뷰



"사법고시 준비하기 전 방황할때 기타를 친 적이 있었죠. 그땐 법은 논리적이고 음악은 노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법이야말로 무엇보다 논리적인 학문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클라리넷을 접하고 연주하다 보니 음악 또한 학문적인 분야며 논리적인 설계도로 만들어내는 선율만이 듣기 좋은 연주가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런 경험은 재판에 임할 때도 논리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상대방이 공감하도록 직관을 잘 조화시켜 판결 내리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한경닷컴 신춘음악회의 첫 번째 드림플레이어 변호사 김재승은 법조인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법관이 됐다.

이후 법관 해외연수 과정을 수료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부장판사로 재직하는 등 성공적인 법조인의 삶을 살아가던 중 문화센터에서 취미로 접한 클라리넷을 통해 잠재되어 있던 예술적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발견하고 아마추어로서는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으며 연주자로서의 꿈을 키워 나가게 됐다.

"악보는 작곡한 사람의 생각과 맞닿아 있는 설계도와 같아서 한 음 한 음 선율이 10~30분짜리 곡으로 완성되는 것은 완벽한 논리입니다. 상당히 논리적으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그게 보이기 시작한 후엔 연주가 굉장히 재미있어지죠. 모든 음에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수백번 들었던 곡이 또 다르게 들리더라구요."

매일 아침마다 10분씩 연습하리라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은 30분이 되고 1시간이 됐다. 변호사가 이처럼 악기 연주자로 또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보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에 테니스 30분 치고 출근하는 법조인에게는 '그런거 하면서 언제 일해?'라면서 불성실하다는 인식은 안 갖잖아요. 술 안 마시고 드라마 안보니 계산해보면 매일 클라리넷 1시간 연습하는 건 이전에 가졌던 테니스나 골프 등 취미에 비해 시간과 돈이 가장 적게 드는 취미라 할 수 있어요."

김 변호사는 초심자로 입단한 유포닉클라리넷앙상블에서 몇년 후 악장이 되었고 부산법원 클라리넷앙상블을 창단하여 초대 단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꾸준히 해 나갔고 이러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인정받아 진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산윈드오케스트라로부터 협연자로 초청받아 연주하였으며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아마추어 연주자로서는 최초로 독주회(2015년)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대규모 아트센터에서 아마추어가 연주회를 했던 사례는 없었어요. 하지만 공연 기획서를 제출하면서 '클래식 음악은 모르면 재미없지만 알수록 재미있다. 아마추어 연주자가 많아지면 클래식이 재밌다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클래식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설명하고 대관을 허락받았죠."

변호사가 지인들 불러놓고 자기과시 하는 줄로 생각했던 무대감독도 김 변호사의 리허설 장면을 지켜보고서는 달려와 말했다.

"제가 당신 공연 대관을 가장 반대했던 사람인데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무대감독은 그 후 김 변호사의 열혈 팬이 됐다.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주의자였던 김 변호사는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두고 왜 음악가에 도전하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많다. 음악을 만나기 전에는 안전한 길만 걸어왔다. 성적 좋으니 칭찬받았고 원하는 대학에도 갔고 모든게 계획대로 됐다. 마흔 살이 되던 아침 잠에서 깨면서 내가 살 날이 더 적을 수도 있는데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면서 "클라리넷을 연주하면서 인생의 또다른 황홀한 기쁨을 얻게 됐다. 음악을 안했으면 더욱 안전한 길에 안주하고 살았을 테지만 남들보다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을 선물로 받은 덕분에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내가 더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재직 중인 그는 뮤직소사이어티 메타, 클라홀릭 등 연주모임을 창설하여 클라리네티스트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법조인이자 예술인으로서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최근 법무법인 예헌을 설립해 독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스스로 나를 완벽주의에 가둬두고 있었지만 음악을 해보니 완벽이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정답이 없는 음악에 대해 새로운 해석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정답을 세상에 내놓는 창조성과 예술성에 매료됐다. 변호사 일을 하면서 내가 투입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불완전성을 깨닫게 되면서 지금을 즐기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자는 마음가짐이 제 삶의 태도를 송두리째 바꿔놨다"고 말했다.

클라리넷 연주가 삶을 더 도전적이고 진취적으로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드림플레이어 김재승 변호사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무대에 올라 베버의 '클라리넷 콘체르토 1번 f단조 작품 73'을 연주하며 완연한 봄의 클래식 향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관현악부터 김재승 드림플레이어의 클라리넷 연주, 박하나 소프라노, 김승직 테너 등 실력있는 성악가가 총출동해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한경닷컴 신춘음악회는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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