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서 노브랜드 상품 철수한다

입력 2018-04-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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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전문점 늘어나자
편의점 점주 "상품 겹쳐" 반발

정용진 부회장 "뼈아픈 실책"
편의점 전용 PB 개발 나서



[ 안재광 기자 ] 이마트는 지난해 편의점 위드미의 간판을 이마트24로 교체하면서 편의점 매장에 ‘노브랜드 존’(사진)을 뒀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상품을 모아 진열했다. 다른 편의점에는 없는 상품인 데다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 점주들의 호응이 좋았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이란 콘셉트와도 딱 들어맞았다.

간판 교체와 노브랜드 존 설치 1년여 만에 이마트는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단계적으로 빼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전문점과 상품이 중복돼 편의점 점주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대형마트 전용 PB로 이마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떼고 오직 좋은 품질, 싼값으로 승부한다’는 철학을 담았다. 2015년 230억원이던 노브랜드 매출은 작년 2900억원까지 열 배 이상 급증했다.

노브랜드 상품이 인기를 끌자 이마트는 2016년 ‘노브랜드 전문점’을 따로 내기 시작했다. 노브랜드 상품만 판매하는 전문점은 전통시장 동네 슈퍼마켓 등과 품목이 겹치지 않아 출점 시 갈등이 적었다. 당진어시장, 여주 한글시장 등 시장에까지 들어갔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2016년 말 7개에서 현재 110개로 급증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이 늘면서 일부 지역에선 이마트24 점포와 상권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이마트24 점주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영업정지 가처분’까지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의 상품 가격이 이마트24 대비 10% 정도 저렴한 데다 상품 종류도 훨씬 많아 경쟁이 어렵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마트도 편의점 점주들의 불만을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뼈아픈 실책”이라며 “연말까지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빼기로 한 배경이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상품을 매장에서 빼는 대신 편의점 전용 PB인 ‘이요리’ 상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제과·유통 브랜드 스파 등 해외 상품을 보강해 노브랜드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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