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한국인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나가본 인물, BBC가 선정한 가장 선구적인 여성 7인 중 한 명, 각종 논란의 주인공이 돼버린 불운한 우주인.’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 씨(40·사진)에 대한 평가다. 그는 2008년 4월8일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소유스호를 타고 400㎞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올라가 11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결혼 후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씨가 우주인 배출 10년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그는 3일 대전 유성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중력학회에서 “한국이 언젠가 우주인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임무가 주어진다면 돌아와 두 번째 한국 우주인 배출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인 사업이 끝나 아쉽다고 제2 우주인 사업을 무작정 다시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장 우주인을 ISS에 보내지는 않더라도 국제 협력을 통해 우주과학 실험을 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우주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6년 12월 3만6202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고산 씨(에이팀벤처스 대표)와 함께 첫 한국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다. 온 국민의 기대를 모았던 사업은 3년짜리 일회성 사업으로 그치면서 한국 첫 우주인은 기억에서 점점 잊혀졌다. 이씨도 귀환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2012년 휴직계를 내고 홀연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고 재미동포 안과의사인 정재훈 씨를 만나 화촉을 밝혔다. 현재는 2년제 대학에서 수포자(수학포기자) 학생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대중과학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전=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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