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옷이 없어!” 옷장은 꽉 차는 데 입을 옷은 매번 부족하다. 누구나 옷장을 열며 한 번쯤 할 고민이다. 처음 몇 달은 맘에 쏙 들었지만 이젠 유행이 지나 버려야 할 옷들도 가득이다.
차라리 옷을 계속 빌려 입는다면 옷을 버리는 일도 줄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성주희 더클로젯컴퍼니 대표는 이 같은 생각에서 의류 등 패션 상품 공유 서비스인 ‘더클로젯’을 내놓게 됐다.
잠자는 옷이 돈이 된다
더클로젯은 옷이나 가방 등의 의류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더클로젯이 소유한 옷을 빌리거나 P2P(개인 간 거래) 방식으로 개인이 공유한 옷을 대여할 수 있다. 월 이용료는 빌리는 횟수에 따라 5만9000원에서 11만9000원까지 다양하다.
옷을 빌려주는 사람은 업체와 수익을 나눠 가진다. 더클로젯이 배송부터 세탁·수선까지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옷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별도로 신경 쓸 일이 없다.
더클로젯은 모든 옷을 받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빌려갈 만한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옷과 가방 위주로 받고 있다. 공유한 옷을 단순히 빌려 입는 것을 넘어 사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나면 업체가 대신 판매를 해주기도 한다. 성 대표는 “초기에는 회사가 소유한 옷을 빌려주는 렌털 방식 위주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P2P 방식 비중이 70%가 넘는다”며 “수익을 위해 전문적으로 대여에 나선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P2P 방식은 의류의 수요·공급을 맞추기 어렵다. 옷을 빌리기는 쉬워도 빌려주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더클로젯은 이를 ‘의무 공유 제도’로 해결하고 있다. 옷을 빌리려는 사람은 첫 3개월 동안은 의무적으로 옷을 공유해야 한다.
더클로젯은 기업 고객도 유치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 현재 약 300점 이상의 편집숍이 입점해 다양한 패션 상품을 공유하고 있다. 성 대표는 “편집숍은 상품 공유로 수익을 낼 수 있고, 이용자는 저렴한 가격에 옷을 대여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션 상품 공유로 환경도 보호
의류 업계는 유행에 따라 신제품을 빠르게 만드는 ‘패스트패션’이 대세다. 자라, 유니클로, 미스가이디드 같은 업체들이 옷 한 벌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1~5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의류 생산에 따른 환경 오염도 문제다. 한국에서만 2014년 기준으로 연간 7만4361t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했다.
성 대표가 더클로젯을 창업하게 된 데는 의류 폐기물로부터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도 있다. 그의 첫 창업은 사회적 벤처기업인 ‘위브아워스’였다. 이 업체는 버려지는 가방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폐가방을 충분히 확보하기 힘들어 2016년 지금의 사업으로 전환했다. 성 대표는 “재활용은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 힘들다”며 “평범한 사람도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의류 공유 사업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렌털 방식은 대량으로 의류를 구매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옷을 폐기해야 합니다. 비용을 아끼고 자원 낭비도 막으려면 사용자들끼리 옷을 빌리고, 빌려주는 게 합리적입니다. 더클로젯이 P2P 방식의 공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더클로젯은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4월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기관) 스파크랩 9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 1월에는 은행권창업지원센터 디캠프의 2018년 첫 데모데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일에는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성 대표는 “패션 상품 공유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옷을 공유하고 중고 판매까지 맡는 ‘옷장 종합관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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