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벤츠, 제네시스보다 더 팔린다

입력 2018-04-05 12:05   수정 2018-04-0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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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할인 앞세운 벤츠·BMW 신기록 행진
제네시스 안방 사수 '비상'




독일 고급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가 국산 제네시스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달 벤츠 E클래스는 한국 시장에서 4500여 대 팔려 동급인 제네시스 G80 판매량(3618대)을 앞질렀다. 수입차 딜러의 가격할인 공세에 제네시스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브랜드는 이제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벤츠 순이다. 벤츠는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현대·기아차와 쌍용차에 이어 판매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매출 기준으로 보면 현대·기아차 다음이다. 벤츠 한국법인은 지난해 4조26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가격 할인에 불티나는 벤츠·BMW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2만6402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3월(2만2080대)과 비교해선 20%, 지난 2월(1만9928대)보단 32% 각각 급증했다.

수입차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육박하는 벤츠와 BMW다. 지난달 벤츠는 7932대, BMW는 7052대 각각 팔리면서 나란히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월 판매 규모가 700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벤츠와 BMW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 할인을 무기로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세부 모델별로 보면 벤츠 E클래스의 주력 E200은 2736대, E300(4륜구동)은 818대 팔려나갔다.

BMW는 지난달 5시리즈만 520 및 530 2종이 3752대로 집계됐다.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제네시스 G80과 경쟁하는 차급인데 벤츠와 BMW가 제네시스를 무기력하게 했다.

소비자가 4000만원대 제네시스 G70은 BMW 3시리즈에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BMW 딜러는 320d 등에 1000만원 이상 할인가를 제시해 젊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3시리즈 구매자는 할인을 등에 업고 제네시스보다 더 싼 가격에 차량 구입이 가능해졌다.


◆ 제네시스 브랜드 강화, 장기전 불가피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 1분기 국내에서 작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1만7207대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 세단 EQ900, G80 등 상위 차급의 판매 확대보단 '엔트리급' G70 세단의 가세한 효과에 기인한다.

제네시스 G80 및 EQ900은 법인구매에 해당하는 기업 임원 수요가 많다. 실제로 개인구매자로 팔리는 차량을 살펴보면 제네시스보다 벤츠와 BMW가 훨씬 많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제네시스는 1분기 북미 지역에서도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3월까지 누적으로는 4362대 팔려 작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전문가들은 국산차의 강점인 신속한 부품·서비스망을 활용한 고객 대응 강화 등 장기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시장에서 아직 검증이 덜 됐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게 단점"이라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밀리면 앞으로도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이달부터 차량 구매자(개인고객)를 대상으로 소모품 교체, 수리 등을 개인별로 전담 관리하는 '제네시스 버틀러 서비스'를 시행한다. 전국 현대차 블루핸즈 350개소에 제네시스 고객을 전담하는 개인별 서비스 매니저를 배치하는 등 대고객 특화 서비스에 나섰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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