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이 사상 첫 매출 2조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면에선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가구업체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5개 가구업체의 매출은 3조9011억원으로 2016년보다 12.4%가 늘었다. 금액으론 4324억원 증가했다.
한샘은 가구업계 '꿈의 매출'이라고 불리는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2조6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업한지 47년 만에 처음이다.
그 뒤로 현대리바트(매출 8884억원), 에넥스(4345억원), 퍼시스(2894억원), '선우드'를 보유한 선창아이티에스(2262억원) 등이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한샘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10~30%의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국내 메이저 가구업체 3곳(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 중 한샘만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샘은 지난해 1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6년에 비해 11.9% 줄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6.8% 증가했고, 에넥스와 퍼시스도 각각 45.9%와 36.9%나 뛰었다.
한샘이 매출액 2조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사내 성폭행 논란'이 크다. 지난해 10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 주요 판매처 중 하나였던 홈쇼핑에서 방송을 중단했고, 두 달 넘게 마케팅 활동을 하지 못해 연말 성수기를 놓쳤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사건의 여파로 영업활동이 위축돼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면서 "한샘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과 직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인데, 해당 사건 발생 이후 방송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구업체들의 외형 성장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집 꾸미기 열풍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또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가구업체들이 대형 매장을 신규로 내거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는 형태로 맞대응했다.
이케아코리아는 2017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기준 3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 하나의 매장(광명점)으로 국내 4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10월 고양점이 문을 열면서 올해는 국내 2위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를 턱밑까지 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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