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혜정 기자 ]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5일 발표한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 방안’은 최저임금 인상분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분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의 공공조달 구매액이 늘어나는 데 대한 추가 예산 규모 및 재원 마련 방안은 전혀 없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확정된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 방안’에 따르면 인건비 산정 기준이 되는 ‘중소제조업 직종별 임금 조사’는 현행 연 1회(매년 10월 말 발표)에서 2회(올해 5월 및 12월 말)로 늘어난다. 연말에는 단순노무 직종의 이듬해 임금 조정치를 함께 발표하고 공공기관이 이를 근거로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했다.
민간 하도급 시장에선 임금 인상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아 중소기업이 납품단가 조정협의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위탁기업이 보복행위와 관련해 1회만 시정조치를 받아도 공공조달 입찰 자격은 사실상 박탈된다.
대기업 등 위탁사업자의 보복행위를 금지하고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 하도급법(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보복조치의 금지 조항을 상생협력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도입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법 위반을 관계 기관 등에 신고하거나 위탁사업자에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을 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거래 서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요구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등의 이유로 수주가 끊기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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