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셀프연임, 무조건 나쁘게 보면 毒"

입력 2018-04-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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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학회 정책 심포지엄

윤창현 교수 "단기 업적
중시 경영이 더 문제"

고동원 교수 "은행장 요건에
금융경력 5년 들어가야
인터넷전문은행엔 은산분리 규제 완화해야"



[ 정지은 기자 ]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금융산업 발전에 독이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계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해 CEO 요건에 ‘5년 이상 경력’을 달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열린 ‘한국금융학회 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CEO의 ‘셀프연임’이 무조건 나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전문경영인이 단기 업적에 따라 경영하는 데 따른 폐해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CEO의 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브레이크 장치만 너무 강화하면 사고 확률은 줄어들지만 정작 속도를 낼 수 없다”며 “금융정책이 공정거래정책과 혼돈되는 수준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 분야에서도 스타경영인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회사 CEO뿐 아니라 은행장, 상임감사위원에 대해서도 자격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은행장 등 금융회사 대표이사에게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 자격요건 중 ‘해당 금융업 근무 경력 5년 이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임감사위원 및 상근감사에게도 해당 금융업 근무경력 3년 이상을 규정하는 식으로 적극적인 자격 요건을 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은행과 은행지주회사도 주요주주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고 교수는 강조했다.

이 밖에 다수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고 교수는 “국내 은행업계는 은산분리로 새로운 진입자가 나타나기 어렵다 보니 기존 은행이 발전하려는 노력을 소홀히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인가요건을 충족하는 신청자에게 인가를 내주는 식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도 “양질의 자본이 금융 분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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