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분양제 급격한 전환은 더 큰 부작용…단계 도입 전망"

입력 2018-04-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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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이 준공되기 전에 먼저 분양을 하는 선분양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후분양제 전면 도입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후분양제로의 전환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리서치 2018년 1월호에 실린 '후분양제도와 보증기관 리스크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선분양제는 분양권 투기 심화나 소비자 주택선택권 제약, 준공 전 매매대금 지급에 따른 매매위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아파트를 거의 짓고 난 후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는 후분양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후분양제 역시 단점이 있어 급격한 전환은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가격이 올라가 소비자 분양 가격이 상승하는 점이다. 선분양자는 사업비의 대부분을 분양받은 사람들의 돈으로 조달하지만, 후분양제는 사업자의 자기 자금을 활용하거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해야 한다.

금융권에 PF대출이 늘어나면 1금융권에서는 전체 사업비 대비 일정 비율 이하로만 대출을 취급하게 되고 나머지 사업비는 2금융권에서 2∼3순위 대출을 통해 조달하게 된다.

금융비가 올라가면 사업비가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떨어져 주택 공급 위축과 분양가 상승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융비용을 많이 감당하게 될 중소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결국 후분양 시행 시 PF대출금액 증가→대출 상환리스크 증가→금융기관 대출공급 축소→주택 공급시장 위축→주택 분양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후분양제에서는 분양 시점의 분양가와 입주 시점의 매매가 차액인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분양 시점과 입주 시점이 짧아 분양 후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후분양제가 가진 장점도 크다.

후분양제는 소비자가 비교적 완성에 가까운 실물을 확인하고 주택을 구매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하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주택선택권이 강화된다. 또 분양권 투기를 억제할 수 있고 중도금 대출을 감소시켜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후분양제가 결국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갑섭 KB국민은행 구조화금융부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주택보급률이 올라가며 주택의 대량공급보다는 소비자의 권익향상이 더욱 중시되는 사회적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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