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사무친 원수를 갚으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디다 - 사기 -

입력 2018-04-09 09:02  


▶ 한자풀이

臥 누울 와
薪 섶 신
嘗 맛볼 상
膽 쓸개 담

춘추시대 월나라와 오나라는 앙숙이었다. 월왕 구천과 싸워 크게 패한 오왕 합려는 상처 악화로 목숨을 잃었다. 합려는 숨을 거두며 구천을 쳐 원수를 갚아달라고 태자 부차에게 유언했다. 왕에 오른 부차는 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았다. 섶 위에서 잠을 자고(臥薪), 자기 방을 드나드는 신하들에게 부왕의 유언을 외치게 했다.

월왕 구천이 이 소식을 전해듣고 부차를 먼저 치기로 했다. 참모 범려가 극구 만류했지만 듣지 않았다. 복수심에 찬 오나라 군대는 거침이 없었다. 회계산에서 대패한 구천은 목숨을 부지하고자 항복을 청하고 부차의 신하가 됐다. 오나라 중신 오자서가 간했다.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 구천을 죽여야 합니다.” 부차 역시 간언을 묵살했다. 구천의 ‘거짓 몸종 행세’에 속은 부차는 구천을 월나라로 돌려보냈다. 이번엔 구천이 이를 갈았다. 옆에 놔둔 쓸개의 쓴맛을 맛보며(嘗膽) 부차에게 당한 치욕을 떠올렸다.

구천은 20년간 복수의 칼을 갈아 부차를 무릎 꿇리고 회계산의 굴욕을 되갚았다. 부차는 오자서의 간언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스스로 목을 베었고, 구천은 천하를 거머쥐었다. 섶에 눕고 쓸개를 씹으며 원수를 갚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견딘다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은 《사기》가 출처다.

승패는 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 했다.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건 늘 있는 일이다. 설령 오늘 패한다 해도 잊지 않고 참고 견디면 기회가 온다. 어제의 실패 교훈을 잊으면 내일도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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