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고소영 부부
80억원대 부동산 2채 매각
양도세 9억원가량 줄여
원빈·이나영 부부
청담동에 145억 빌딩 매입
규제 피해 100억원 대출 받아
[ 전형진 기자 ] 스타 연예인들이 지난 1분기에 정부의 대출규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피하기 위해 부지런히 부동산을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 장동건 고소영 씨 부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집을 판 경우다. 서울 논현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달 26일 이곳에 있는 지상 2층, 연면적 302㎡ 규모 단독주택을 47억원에 매각했다. 호가를 한때 50억원까지 올렸지만 3월 안에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3억원 낮췄다. 잔금일이 이달로 넘어오면 양도세가 중과되는 까닭이다.
고씨는 이 건물을 2000년 매입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고씨가 매입한 가격이 15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고씨가 건물을 팔면서 얻은 차익은 32억원가량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고씨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에 판 까닭에 양도세 12억4091만원만 내면 된다. 이달 팔았다면 21억4175만원을 내야 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여서 가산세율 10%를 적용받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호가를 3억원 내린 덕에 매수인을 구해 1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아낀 셈이 됐다.
장씨 역시 서울 잠원동의 한 고급 아파트를 올해 초 29억8000만원에 매각했다. 시세차익은 10억원 안팎으로 양도세만 3억5000만원가량이다. 장씨 역시 매각이 늦어졌다면 3억원에 가까운 돈을 양도세로 더 낼 뻔했다. 이들은 80억원 규모의 주택 두 채를 서둘러 처분한 덕에 내야 할 세금을 27억원에서 16억원으로 줄였다.
반대로 원빈(본명 김도진) 이나영 씨 부부는 매각이 아니라 매수를 서둘렀다. 지난 2월 서울 청담동에 있는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2456㎡ 규모 빌딩을 145억원에 사들였다. 계약 닷새 만에 100억원의 대출을 끼고 잔금을 치렀다.
이들이 이처럼 매수를 서두른 건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rent to interest) 규제 때문인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임대소득이 이자비용의 1.5배를 넘는 경우에만 대출해주는 RTI를 적용받으면 ‘꼬마빌딩’을 매입하는 데 더 많은 종잣돈이 필요하다. 이들은 청담동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을 100억원가량 받았다. RTI 적용 뒤였다면 대출을 85억원정도밖에 받지 못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김주환 원빌딩 전무는 “종전엔 자기자본 30%가량만 있어도 꼬마빌딩을 살 수 있었지만 지난달 말부턴 최소 40~45%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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