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5억원 투입 2021년 완공
차로 줄이고 역사광장 조성
훼손됐던 해태상·월대 등 복원
[ 이해성/박진우 기자 ]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경복궁 주변 도로 구조를 대폭 바꿔 광화문광장을 현재보다 세 배가량 확장하는 안을 내놨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에 합의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세종문화회관 앞 북쪽 방향 편도 5차로와 남쪽 방향 편도 6차로를 왕복 6차로로 줄여 광화문광장을 기존 1만8840㎡에서 2만4600㎡ 규모로 넓히는 내용이다.
또 경복궁을 끼고 동서로 지나는 사직·율곡로를 아래로 비틀어 우회하게 한 뒤 그 자리에 4만4700㎡ 규모 역사광장을 조성한다. 도로가 공원을 우회해 정부서울청사 방면 새문안로5길로 빠지는 구조다. 역사광장을 합쳐 새로 생기는 광화문광장 크기는 현재(1만8840㎡)의 약 3.7배인 6만9300㎡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함께 99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새 광장에는 일제강점기 때 훼손된 월대(궁전 앞에 놓는 제단)와 의정부 터, 해태상 등을 복원하기로 했다. 경복궁 담과 떨어져 있던 동·서십자각도 원래 위치로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차선 축소로 인한 교통혼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빗발쳤다.
이에 대해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정부서울청사 담장을 뒤로 미루고 교통량을 감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주행속도는 시속 1㎞ 정도만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통감축 대책으로는 자전거전용도로 설치, 공해차량운행제한, 2부제 확대 등을 내놨다.
서울시는 새 광장 남쪽으로 시청과 숭례문, 서울역을 연결하는 보행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이 계획대로라면 지난 8일 서울시가 내놓은 ‘도심과 여의도, 강남을 잇는 73㎞ 자전거길’에 이어 서울 전역에서 광범위한 도로 축소가 불가피하다.
서울시는 설계공모를 통해 오는 8월까지 구체적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에 실시설계를 하고 이듬해 착공해 2021년 준공이 목표다. 관계기관 협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도시계획에 간섭할 근거는 없다”며 “정부 자금 지원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해성/박진우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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