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배후로 러시아 지목
英·佛 동맹국도 '응징' 나설 듯
[ 주용석 기자 ] 시리아 내전이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 7일 시리아 반군 점령지인 동(東)구타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이 있은 뒤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이번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40명, 많게는 1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무력 응징을 시사했다.
반면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도 미·러 양국은 충돌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반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받자 곧바로 정부군 군사기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적대관계로 시리아 화학무기에 민감하다. 미국도 유엔 제재 여부와 상관없이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들과 ‘시리아 응징’에 나설 태세다.
이번 사태는 2011년 이후 7년을 끌어온 시리아 내전이 종식될 조짐을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지시한 직후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는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도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공격했다.
2013년에는 시리아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수천 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레드라인(금지선)’이 무너졌다며 아사드 정권을 공습하려다 러시아의 중재로 협상으로 돌아섰다. 협상 결과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화학무기 공격이 이어졌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핵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한 제네바협약을 1968년 비준했지만 화학무기 생산과 보유를 막는 조약에는 가입하지 않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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