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vs 셀트리온, 대장주 쟁탈전…투자자 경쟁심리도 '활활'

입력 2018-04-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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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시장에 아이돌 팬덤간 경쟁을 방불케 하는 '투자자 신경전'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최근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투자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 기업에 오르자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으로 달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두 종목의 실적을 비교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셀트리온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주장을 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영업이익 660억원을 기록한 반면 셀트리온은 이에 8배에 달하는 5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셀트리온의 상승세가 꺾였다는 도발로 응수했다.

투자자들의 관계가 이토록 악화된 것은 그동안 셀트리온을 괴롭혀온 공매도에 대한 불만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표출되면서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한 이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일정 기간 뒤에 빌린 주식수 만큼을 돌려주는 거래다. 주식을 매도한 시점보다 상환하는 시점의 주가가 낮을 경우 그만큼의 차익을 볼 수 있어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하는 투자전략이다. 공매도가 많아지면 그만큼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6일 기준 공매도 잔고가 3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돼왔다. 주가도 3월초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에서 빠져나간 외국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대거 이동, 셀트리온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온다.

셀트리온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높아지자 급기야는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삼성증권 사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공매도 금지 청원에는 셀트리온 투자자들이 주축이 돼 이날까지 20만명 넘게 참여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시총 3위 자리 다툼은 이날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선 이래 이날 오후 2시5분 현재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7000원(1.37%) 떨어진 57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38조1110억원이다.

셀트리온은 전날 1조원 이상 벌어졌던 시가총액 격차를 5000억원 안쪽으로 줄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바짝 따라붙었다. 같은 시간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36조7386억원을 기록 중이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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