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융자 받아 창업
실패하면 재기 힘들어
투자 받는 창업 풍토 확산돼야
낡은 규제로 창업자 옥죄면
혁신 제품·서비스 불가능
[ 김기만 기자 ] “패션·뷰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스타일난다가 로레알그룹에 약 4000억원에 지분을 팔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이런 성공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또 융자보다는 투자를 받아 창업하는 풍토가 확산돼야 한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58·사진)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이들이 창업에 도전하게 하려면 ‘창업 리스크’를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망설이는 이유는 실패하면 재기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다행히 최근 수년 새 융자보다는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우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친구나 가족의 돈으로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주위에 폐를 끼치고 융자를 받아 실패해도 상환 부담이 매우 크다”며 “하지만 투자금으로 사업을 하면 실패하더라도 투자자들이 함께 책임지기 때문에 부담이 작고 재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지난 2일 취임 일성으로 “창업진흥원이 창업계를 섬기는 마음으로 지원 업무를 해야 한다”며 “창업 정책의 안테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정부와 민간을 잇는 교량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가 디캠프 센터장 시절 창업자 오찬간담회를 열면서 창업자들을 상석에 앉게 한 것도 이들의 얘기를 귀 기울여 듣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김 원장은 창업 촉진과 관련해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인디언 속담을 인용했다. 그는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창업계의 다양한 주체가 모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창업진흥원이 오랫동안 창업 지원 정책자금을 집행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을 통한 혁신이 기업 및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세상이 열렸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규제가 창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쏟아져나와도 낡은 규제로 ‘불법’ 판정을 내리면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법제를 신속히 바꿔주는 풍토가 절실하다”고 얘기했다.
김 원장은 ‘창업을 통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구글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었다. 그는 “구글이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2년 안에 전면 자율주행차 2만 대를 확보하고 미국에서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며 “구글이 우버 이상으로 택시 사업자들을 위협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인 창업진흥원은 2008년 12월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김 원장은 27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한 뒤 2015년부터 은행권창업재단 상임이사 겸 디캠프 센터장을 지냈다.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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