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는 “세금액이 너무 커서 미 국세청이 정해놓은 수표 한 장으로 써 낼 수 있는 금액 한도(9999만9999달러)가 적어보이게 할 정도“라며 이 같이 전했다. 폴슨 회장은 지난해에도 5억달러를 연방 및 주(州) 소득세 등으로 납부했다.
미 의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고액 투자자들을 겨냥해 헤지펀드들이 수입에 대한 소득세를 향후 10년 내로 납부하도록 하는 긴급경제안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해외에 특수법인을 둔 헤지펀드 매니저들에 대해선 소득 정산을 유예시켜줬는데 정해진 세금 납부 기간이 다가오면서 폴슨 회장 외에도 스티븐 코헨, 데이비드 아인혼, 다니엘 롭 등 헤지펀드 업계 큰손들이 잇달아 천문학적인 금액의 세금을 납부하게 됐다고 외신은 설명했다.
폴슨 회장은 2007~2008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거액을 베팅했던 게 적중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그가 금융위기 이후 개인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거의 4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상황이 역전됐다. 폴슨앤컴퍼니의 운용자산은 2011년 380억달러에서 정점을 찍은 뒤 쪼그라들어 현재는 90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 중 3분의 2는 폴슨 자신의 자금으로 알려졌다. 제약회사와 은행, 금 등에 대한 투자에서도 연달아 쓴맛을 봤다. 최근 가장 큰 손해를 본 투자는 미국 제약회사 밸리언트 지분 매입이다. 대량 지분매입으로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주식을 확보했지만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역대 최고인 262.50달러를 기록한뒤 급락해 현재는 최고치 대비 90% 넘게 떨어진 16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폴슨앤컴퍼니의 투자도 2011년 46억달러까지 불어났으나 이후 가치가 30% 가량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투자자와 사업가로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경제자문위원회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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