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넥슨 창업자 김정주의 '이색 M&A 본능'

입력 2018-04-12 17:46   수정 2018-04-13 06:02

유모차·레고 온라인 거래회사 이어 펫 푸드업체까지…

게임과 무관한 업체 인수
넥슨 지주사 NXC
이탈리아 펫 푸드업체 아그라스 759억원에 인수

전기차·콩고기 제조사…'다음 세대' 관련기업 투자

풍부한 현금성 자산
넥슨 주식 1000만주 팔아 현금 3500억원 확보
유럽내 투자 확대



[ 김주완 기자 ]
이번엔 어떤 기업일까. 게임업계에서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대표가 성큼성큼 내딛는 기업 인수합병(M&A) 행보에 주목해왔다. 게임업체는 물론 유모차 제작업체, 레고(블록 맞추기 장난감) 거래중개회사 등 게임과 무관한 국내외 기업까지 인수하면서다. 그런 그가 지난해 이탈리아의 펫(애완동물) 푸드 업체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非)게임업체 잇따라 인수해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XC 자회사인 NXMH(벨기에에 설립한 투자 전문법인)는 지난해 7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애완동물 고급 사료업체 아그라스를 759억원에 인수했다. 1986년 설립된 아그라스는 60여 개국에 개, 고양이 등의 사료를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은 8600만유로(약 1135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NXC 관계자는 “회사 경영권은 NXC가 갖고 있지만 경영은 기존 아그라스 임원진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비(非)게임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홍콩의 온라인 레고 중개업체 브릭링크와 명품 유모차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유아용품업체 스토케를 사들였다.

‘다음 세대, 미래 사업’에 투자

게임업계는 김 대표가 본업과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이는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배경을 궁금해한다. NXC 관계자는 “넥슨은 게임개발회사지만 지주회사 NXC를 설립한 주요 목적 중 하나는 투자 확대”라며 “아그라스도 실적이 좋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5년 독일 스포츠 의류업체 보그너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돈이 될 것 같다’ 하면 아무 곳에나 투자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다음 세대, 미래 사업’이 M&A의 공통분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고 마니아’여서 브릭링크를 인수했다는 얘기는 그가 그리는 전체그림을 못 보고 내린 해석이다.

넥슨은 브릭링크 인수를 계기로 레고 기부사업을 벌이며 국내외 어린이들의 창의력 증진을 돕는 일에 나섰다. 레고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스토케도 어린이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아그라스 역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2014년부터 미국 벤처투자사인 컬래버레이티브펀드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후 공유경제 기업, 전기 이륜차업체, 콩고기 제조사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속속 나타나는 M&A 효과

김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M&A의 달인’으로 꼽힌다. M&A 과실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망 게임업체를 인수해 넥슨을 세계적인 게임회사로 키웠다. 2004년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을 인수하면서 M&A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네오플, 2010년 게임하이 등을 사들이며 넥슨을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육성했다.

네오플은 당시 넥슨 연간 매출(2112억원)보다 많은 3900억원에 인수해 실패한 M&A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과실은 달았다. 네오플이 만든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해외 진출 노하우와 결합하며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네오플은 지난해 국내 게임회사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1조640억원)했다. 영업이익률이 92.5%에 달했다.

앞으로도 김 대표의 M&A 활동은 왕성할 전망이다. NXC의 현금성자산(유동금융자산 등 포함)은 작년 말 기준으로 4조2805억원에 달했다.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2870억원)을 뺀 순현금만 3조9935억원에 이른다.

지난 2월에는 자신의 넥슨 주식 중 1000만 주를 매각해 확보한 현금 3530억원 중 2600억원을 NXMH에 출자했다. 유럽 내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럽 IB업계에서 NXMH는 ‘큰손’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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