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48)이 작품 '흰'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로 지명됐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강의 '흰'을 포함한 6명의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흰'은 지난달 12일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의 작품 가운데 1차 후보로 선정된 데 이어 다시 최종후보에 뽑혔다. 이에 따라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이 두 번째로 이 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과 달리 작가가 아니라 작품에 주는 상이어서 중복 수상이 가능하다.
'흰'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흰'을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이라며 “삶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기묘함을 탐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강의 '흰'과 함께 최종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은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Frankenstein in Baghdad),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의 '더 월드 고즈 온'(The World Goes On),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무뇨즈 몰리나의 '라이크 어 페이딩 쉐도'(Like a Fading Shadow),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플라이츠'(Flights) 등이다. 이 중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는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자다.
심사위원들은 한강 등 두 명의 기수상 작가에게 다시 수상의 명예를 안길 것이냐의 문제로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장인 리사 어피그나네시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좋은 작품을 뽑아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며 “한강의 '흰'은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채식주의자'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전했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 22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된다.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파운드(약 7600만원)가 수여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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