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수 줄이고 카페형 인테리어
매출 20% 껑충·체류시간도 늘어
계열사 CEO·임직원 줄줄이 찾아
하이마트 연내 12곳으로 확대
롯데백화점도 옴니스토어 도입
[ 안재광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구속 수감되기 직전인 지난 1월 중순 롯데하이마트 구리역점을 찾았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첫 번째 ‘옴니 스토어’란 보고를 듣고서다. 롯데의 막강한 오프라인 점포들을 어떻게 온라인과 연결시킬지 고민하던 신 회장은 하이마트의 새로운 시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 구리역점을 방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과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도 여념이 없던 때였지만 신 회장은 1시간여 머물렀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 방문 이후 하이마트 구리역점이 그룹 내 유통 계열사 성지가 됐다”고 전했다.
◆온라인·오프라인 장점 결합
2005년 문을 연 하이마트 구리역점은 지난 1월 새 단장했다. 기존 매장이 점포에 ‘있는 상품’을 파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곳은 ‘없는 상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한다. 상품 매대부터 확 줄였다. 상품 수는 2400여 개로 일반 점포 대비 30~40% 적다. 제품으로 빼곡하게 채운 기존 점포와 차이가 있다.
매장 1층 한가운데 명당자리는 ‘ㅁ’자 모양의 커다란 테이블을 놨다. 이 테이블엔 12대의 태블릿PC가 놓여 있다. 소비자가 가전 상품을 검색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총 8만여 개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문의할 게 있으면 직원 호출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세일즈 마스터’가 달려온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판매 방식은 고가 상품일수록 효과가 크다. 최은영 하이마트 구리역지점장은 “100만원이 넘는 가전을 온라인으로만 보고 구입하는 데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옴니 스토어는 판매 사원과의 인간적인 교감 등 온라인이 갖지 못한 감성적인 부분까지 충족한다”고 말했다.
대형 북카페를 매장 안에 넣은 것도 독특하다. 가전 판매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꼭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맘이 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옴니 스토어의 성패를 좌우할 요인으로 회사 측은 판단했다. 최 지점장은 “동네 주민들이 책 읽기 모임도 할 정도로 편하게 방문한다”고 말했다.
◆연내 옴니 스토어 12곳으로 늘려
옴니 스토어는 어느 날 ‘불쑥’ 나온 게 아니다.
하이마트는 2016년부터 전국 매장에 ‘옴니존’이란 것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매장에 소비자가 찾는 물건이 없으면 옴니존으로 안내해 태블릿PC를 보고 물건을 살 수 있게 했다. 그 전엔 발길을 돌렸던 소비자 상당수가 선뜻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 덕분에 하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3%에서 2016년 7.6%, 작년 19.3%로 높아졌다. 올해는 약 25%에 이를 전망이다. 옴니존의 성공은 옴니 스토어로 이어졌다. 구리역점은 재개장한 지 석 달 만에 매출이 약 20% 뛰었다. 고객 체류 시간은 11분에서 26분으로 늘었다. 하이마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내 12곳을 옴니 스토어로 바꾸기로 했다.
하이마트의 옴니 스토어 전략은 롯데의 다른 유통 계열사에 자극을 줬다. 신 회장 방문 뒤 김경호 롯데닷컴 대표를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다녀갔다. 롯데슈퍼 임직원은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오기도 했다.
하이마트처럼 매장을 바꾸기로 한 곳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6월 잠실점 리빙관에 옴니존을 세울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가전 상품을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실물을 ‘체험’할 수도 있게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가전을 시작으로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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