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쟁·시리아 공습 이끌어
'북핵 군사옵션' 꺼낼 수도
[ 박수진 기자 ]
14일(시리아 현지시간) 단행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재정비한 백악관 참모진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통상전쟁뿐만 아니라 시리아 문제를 놓고서도 러시아와 정면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온건파 참모들 대신 원칙론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면서 핵심 현안에서 강경 대응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농업지역 주지사 및 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문제를 검토할 것을 참모진에 지시했다.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시장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깨달음에 감사하며 우리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트위터에 쓴 지 이틀 만에 전혀 결이 다른 지시를 내린 것이다. 미국이 곧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도 같은 날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같은 강경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틀었다”고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나바로 국장이 “중국을 믿을 수 없으니 이번에 확실히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의 반격이 들어올 것에 대비해 1930년대 시행했던 신용공여조합을 통한 농민 보조금 지급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미 의원들이 “농민이 원하는 것은 수출이지 보조금이 아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아이디어를 접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공격 명령을 내리기 하루 전부터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오직 새로운 외교안보팀과의 회의에만 시간을 할애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외교안보팀은 그가 원한 대로 ‘킬러’들로 진용이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미 언론들은 킬러 참모진과 내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더 강경 기조로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폼페이오 국장은 12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이 북한 정권교체론자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조짐이 보인다면 외교를 넘어서야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9일 취임한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은 취임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물갈이에 돌입했다. 비(非)전문가와 온건 성향 인사들은 줄줄이 짐을 쌌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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