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사태' 이후 親여성정책 펴는 식약처

입력 2018-04-16 09:06   수정 2018-04-16 09:07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지난해 생리대 안전성 논란으로 여성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친(親)여성 부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화장품이나 위생용품,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소비자인 여성들이 식약처의 정책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죠.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화학물질 공포증인 ‘케미포미아’가 확산되고 안전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면서 식약처도 ‘까다로운’ 여성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의 컨실러에서 중금속의 일정인 안티몬이 포함된 사실을 적발한 것도 식약처였습니다. 식약처는 화성코스메틱이 만든 13개 품목을 판매중단하고 회수조치했는데요. 제품명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인터넷에서는 파장이 컸습니다. 아모레퍼시픽처럼 대형 화장품 제조사의 제품도 안심해선 안된다는 얘기도 나왔죠.

류영진 식약처장은 지난 4일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업체 코스맥스를 방문해 색조 연구실에서 매니큐어를 발라보고 개발 중인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한 채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식약처의 전방위 수사는 화장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자 시중에 유통 중인 마스크를 조사한데 이어 여성청결제 89개 제품의 성분도 분석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다이어트 제품까지 안전 기준 강화에 나섰는데요.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4종에 대해 섭취시 주의사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건강기능식품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안전성과 기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겁니다.

식약처는 녹차추출물의 일일섭취량 중 EGCG(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 제한량을 신설하고 프로바이오틱스 제조방법도 개정할 방침입니다. 녹차추출물, 알로에 전잎,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는 어린이, 임산부 및 수유부는 섭취를 피하라는 내용을 적시해야하는데요. 질환이 있거나 의약품 복용 시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내용도 포함해야합니다.

녹차에 함유되어 있는 카테킨 성분 중 EGCG는 고용량으로 섭취할 경우 간 독성을 나타낼 우려가 제기돼왔습니다. 식약처는 녹차추출물 최종 제품 요건에 EGCG 일일섭취량을 30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도 만들 계획입니다. 혹여나 다이어트 기능성 제품을 먹고 부작용이 생긴 사람이 나와선 안되기 때문이죠. 제2의 생리대 사태를 막기 위한 식약처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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