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체투자 파헤치기] 4.대구 반월당 삼성생명 빌딩 밸류애드 투자하는 GRE파트너스의 성공 방정식

입력 2018-04-16 15:28  

개조해 식음료 매장 비중 높여 건물 수익성도 올리는 '밸류애드' 투자
수도권 빌딩 비해 낮은 거래 가격, 대구 최고 역세권 빌딩이 투자 매력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연 20% 이상 수익률 제시.. 지방 밸류애드 투자 신호탄 될지 주목



≪이 기사는 03월29일(05: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GRE파트너스가 대구 최고 역세권인 반월당 삼성생명 빌딩(사진)에 ‘밸류애드(가치부가형)’부동산 투자를 한다. 밸류애드란 일부 개조를 통해 건물 수익성을 높이는 투자 기법이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오피스 빌딩’을 재무적투자자(FI) 자금으로 개조하는 드문 사례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RE파트너스는 대구 덕산 동 삼성생명 덕산빌딩을 약 1130억원에 매입했다. 건물 지분(에쿼티) 가격은 300억원, 중순위(메자닌) 340억원에 나머지 자금은 대출로 마련했다.

지분(에쿼티) 투자자는 2개 기관투자가와 3개 법인이다. 대출 주관은 IBK투자증권 구조화금융본부가 맡았다. 삼성생명에서 선순위 대출을 주요 저축은행에서 메자닌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상업용 건물에 특화하는 부동산 자산운용사를 기치로 설립된 GRE파트너스는 우미건설과 해안건축 등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덕산동 삼성생명 빌딩은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 초입에 있다. 대구 지하철 1, 2호선의 환승역인 반월당역과 지하로 연결돼있다. 대구 최고의 유동인구를 가진 ‘역세권’이다. 건물은 1996년 준공됐다. 연면적은 8만2672㎡. 높이는 지하7층~지상 26층이다. 지상 1층에 식음료(F&B) 매장이 들어서 있지만 건물 주된 용도는 ‘업무용’이다. 준공 이후 삼성생명 대구 지점으로 이용돼왔다.

GRE파트너스는 건물의 ‘위치(location)’에 주목했다. 수많은 사람이 동성로로 들어서기 위해 지나가는 자리라 업무용으로만은 건물의 ‘잠재력’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F&B(식음료) 매장 건물을 올리는 게 수익성이 높다. 올해 초 진행된 본입찰에서 GRE파트너스가 경쟁 자산운용사에 비해 100억원 가량 가격을 높게 썼고, 이 건물을 매입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인인 삼성생명은 그동안 건물의 수익성을 올려야 하는 유인이 없었다”며 “GRE파트너스가 이 점을 잘 파고든 것”이라고 말했다.

GRE파트너스는 현재 지상 1층 뿐인 F&B 매장용 공간을 지상 5층까지로 늘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상 5층까지를 수평, 수직 증축해 6000㎡ 이상 연면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맛집 큐레이션으로 부동산 업계와 식음료 업계 양쪽에서 주목받고 있는 OTD코퍼레이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구의 대표적인 맛집을 건물에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멀티플랙스영화관과, 카페, 서점, 뷰티 업체 등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고급 병원의 입점 계획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밸류애드 투자가 가능한 이유는 대구의 업무용 빌딩의 가격이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 핵심업무지구(CBD)에서 이 건물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은 연면적 3.3㎡당 최소 200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GRE파트너스의 빌딩 매입가는 3.3㎡당 500만원에 불과하다. 업무용 공간의 임대료도 서울에 있는 비슷한 조건의 건물에 비해 4분의 1대로 저렴하다. 서울 빌딩 임대료가 3.3㎡당 월 10만원 인데 반해, 이 건물은 3.3㎡ 당 2만5000원에 불과하다.

서울의 A급 업무용 빌딩에서 건물에선 저층부 상업용 공간의 ‘면적당 수익률’이 고층부 업무용 공간에 비해 2~3배 높다. 지방에 있는 빌딩의 상업용 공간과 업무용 공간의 상대적인 면적당 수익률의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업무용 공간의 수익률은 입주기업의 수익성과 공간 수요의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 반면, 대구와 서울 시민의 식음료에 대한 구매력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식음료 공간의 비중을 높아지면 그만큼 공간 전체에 대한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GRE파트너스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부동산 주요 투자자인 공제회 보험사 등은 부동산 매물이 많아 상대적으로 투자금 회수가 쉬운 ‘수도권’을 선호하고, 지방 소재 ‘업무용 빌딩’에 투자를 주저한다. 지난해 설립한 GRE파트너스의 거래 실적(트랙레코드)이 아직 미비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이번 투자는 코어 전략에 비해 위험도가 높은 밸류애드 성격이다.

GRE파트너스는 ‘내부수익률(IRR) 기준 20% 이상‘을 자신하고 있다. 대구의 구매력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국 최상급이라는 점, 건물 매입가가 낮고 위치가 대구 역세권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 숫자다.

물론 난관이 적지 않다. 우선 건물 개조와 관련한 인허가를 풀어야 한다. 일반적인 ‘매입 후 보유(buy&hold)’ 투자가 아니라 초기 투자금이 든다.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J커브'를 견뎌야 하는 얘기다. 상업용으로 개조되는 5층까지의 넓은 공간에 입점계획(MD)을 마련하기 위해선 대구의 식음료 시장의 특수성을 파악해야한다. GRE파트너스는 올해 안에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 중으로 건물 개조를 마칠 계획이다.

부동산금융업계는 이번 사례가 지방에서 재무적투자자(FI) 중심으로 이뤄지는 밸류애드 투자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업용 매장 부동산 산업은 소규모 업자가 분양형으로 개발을 하고, 체계적인 운영이 되지 못해 침체되는 현상이 반복돼왔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FI가 상업용 매장 중심으로 밸류애드 투자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지만, 지방에선 사례가 드물다. GRE파트너스는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IRR 20% 보다 낮다면 ‘성과보수’를 받지않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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