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길성 기자 ] 지난해 하반기 국내 자영업 폐업률이 창업률을 앞질렀다. 임대료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동일 업종 간 경쟁이 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수익형부동산 전문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8대 업종 폐업률은 2.5%로 창업률(2.1%)보다 높았다. 사라진 업소가 새로 생겨난 업소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음식업종 폐업률이 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관광·여가·오락, 부동산, 소매 업종이 폐업률 2.4%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음식업종은 창업률도 2.8%를 기록해 8개 업종 중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음식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많지만 그만큼 시장에 안착하는 업소보다 문을 닫는 곳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스포츠 업종은 창업률이 0.6%로 저조했지만 폐업률이 1.9%나 돼 창업·폐업률 간 격차가 1.3%포인트로 가장 컸다. 숙박업종도 폐업률(1.7%)이 창업률(0.7%)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비인기 업종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풀이된다.
소매업종은 폐업률과 창업률이 2.4%로 같았다. 창업률이 폐업률보다 앞서는 업종은 없었다.
폐업률이 높은 업종은 매출도 크게 감소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폐업률 2.4%를 기록한 관광·여가·오락 업종의 작년 하반기 월평균 매출은 1791만원을 기록해 상반기(2486만원)보다 695만원 떨어졌다. 음식업종은 같은 기간 2649만원에서 2373만원으로 하락했다. 생활서비스업종은 6402만원에서 4416만원으로 낮아져 2000만원가량 감소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인구 고령화와 취업난 등으로 많은 사람이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료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른 데다 동일 업종 간 경쟁 심화, 관광객 감소,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영업 경기가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라고 전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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