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의 새 수장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됐다. 3연임을 노리는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단 한 자리를 놓고 다툰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에 김용환 회장과 김광수 전 원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 세 명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윤용로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 면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회장 경쟁이 1대 1 구도로 재편됐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 김용환 회장이다. 지난 3년간 농협금융을 이끌면서 부진했던 실적을 크게 끌어올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리며 3연임의 발판을 닦았다.
현직 회장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임조차 사상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3연임은 부담스럽다는 시선이다. 현직인 것이 오히려 역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다만 연임이라 해도 2년이 아닌 1년이었다는 점에서 3연임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연임 시 임기 1년을 보장받았다. 지난달 3연임과 연임에 각각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년씩을 보장받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2012년 회장직에 올라 3연임에 성공하며 2021년까지 임기가 늘어났고 윤종규 회장도 2014년 회장이 된 후 지난해 말 연임하며 2020년말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3연임을 하더라도 다른 지주 회장들의 연임 수준의 임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면 모를까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니 '중간 평가'는 통과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에 연루됐던 것은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회장실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던 만큼 채용 비리 이슈는 '다 털었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후보인 김광수 전 원장은 정통 관료의 길을 걸었다. 행시 27기인 김 원장은 재경부와 금융위를 거쳐 2011년 FIU 원장을 맡았다.
김 전 원장은 정치권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01년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몸담았다가 2009년에는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에 임명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서는 꾸준히 주요 금융당국 수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앞서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
최근에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사임을 결정한 금감원장 자리에 김 전 원장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9일 개별 면접을 실시하고 20일 최종 후보 1명을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이번주 내에 새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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