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헤지펀드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엘리엇은 2016년 삼성전자에도 3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런 요구를 거부했지만, 결국 지난해 배당 20% 확대 등 대규모 주주 환원 전략을 내놨다.
현대차그룹도 엘리엇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6.77%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 압력으로 주주 환원 전략을 더 강도 높게 시행한다면 중·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한국 대표 기업들이 헤지펀드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는데도 여권은 ‘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등 기업 경영을 무방비로 몰아넣을 수 있는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기업들이 대규모 배당과 경영권 방어에 치중하느라 자본 축적을 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진출 등 미래 투자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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