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에서 '일자리 전도사' 로 변신한 김동만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입력 2018-04-17 18:27  

"청년취업난에 책임감… 일자리 창출 기업 찾아다닐 것"

해외취업 K무브사업 효과 커
지난 정부 NCS·일학습병행제 등
정권 바뀌었다고 '적폐'취급해서야

"일부 열매에 벌레 먹었다 해서 나무를 잘라버리려 해선 안돼"



[ 백승현 기자 ] “아직도 헷갈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기왕 맡은 일 제대로 한번 해보렵니다. 기성세대이자 선배로서 좀 더 나은 노동시장을 만들지 못한 것에 책임감이 있고요.”

트레이드마크였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점퍼를 벗고 넥타이에 정장으로 갈아입었을 뿐 그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예전처럼 까무잡잡한 피부에 애써 다듬지 않는 화법, 좌중을 압도하는 제스처에 카랑카랑한 목소리까지. 지난해 1월 한국노총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같은 해 12월 한국산업인력공단 수장 명함을 새긴 지 100여 일 만에 만난 김동만 이사장(사진)의 모습이다.

노동운동가에서 공공기관장으로 변신한 소감부터 물었다. “노총 위원장과 공공기관 이사장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며 “사업이 너무 많아 아직도 업무 파악이 안 돼 공부 중”이라는 김 이사장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인력공단이 맡고 있는 사업은 국가자격검증시험 관리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확산·보급, K무브(청년 해외취업 지원) 등 세부 업무가 줄잡아 50여 개에 달한다. 김 이사장은 K무브의 실효성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고 하자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에 한국 청년 5118명이 해외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에만 5만 명 이상이 나가 있고요. 일각에선 ‘처우나 환경이 나쁜 기업에 보낸 것이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사업(K무브) 자체를 문제삼기도 하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과나 배에 벌레가 나왔다고 해서 나무를 잘라버리라고 해서야 되겠습니까.”

김 이사장은 청년들 해외취업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 둘째 아들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2년간 다녀왔는데 가서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지금 직장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하더군요. 국내 취업난을 고려하면 해외는 또 다른 기회일지 모릅니다. 작은 성공 경험뿐만 아니라 도전 속에 겪는 실패 경험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줄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와 업무협약을 강화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는 “당연한 일 아니냐”는 답이 돌아왔다. “일자리는 노동계 단독으로, 정부의 힘만으로 창출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에도 독일의 미텔슈탄트(강소기업) 같은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 한계가 있어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든 개별 대기업이든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모두 만나볼 생각입니다.”

김 이사장은 “올해는 스마트 팩토리 등 신기술 훈련과정을 확대하고 핀테크(금융기술) 엔지니어링 등 NCS를 개발·개선해 현장 중심의 인력양성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시험만 봐서 따는 자격증이 아닌 과정평가형 자격도 작년(305개 과정 7600여 명)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NCS를 언급하면서는 공공기관장답지 않은 ‘용기있는 발언’도 했다. “NCS나 일학습병행제 같은 사업은 지난 정부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적극 계승, 발전시켜야 합니다. 모든 것을 적폐처럼 몰아서는 곤란합니다.”

최근 막을 내린 지방기능경기대회와 관련한 소회와 다짐도 밝혔다. “오늘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는 기능인들의 눈물과 땀의 결실입니다. 국제기능경기대회 우승도 좋지만 세계대회 1등만 기억하는 풍토는 아쉽습니다. 올해부터는 기능경기대회 참석자들의 취업을 위해 경제단체는 물론이고 대기업과도 본격 협의할 계획입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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