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요람'된 랩센트럴

입력 2018-04-17 18:31   수정 2018-04-18 11:15

공용 연구실과 연구장비 제공
원스톱 법률 자문까지

초기 창업비 상당부분 절약 가능
입주사 25곳, 1.1兆 투자 유치



[ 한민수 기자 ] 지난 9일 방문한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켄들스퀘어에 있는 랩센트럴(사진). 이곳에서는 30여 개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모여 있다. 이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창업보육센터인 랩센트럴에 입주했다.

책상 하나를 빌린 기업도 있고, 꽤 넓은 사무공간을 차지한 기업도 있지만 이들은 모두 보스턴에서 가장 유망하다고 평가받는 스타트업이다. 2015년에는 1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를 신청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랩센트럴 입주는 신청 기업 간 경쟁평가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관련 분야 전문가 및 창업투자회사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는 각 신청 기업의 과학적 파급력과 사업추진 계획을 평가한다. 랩센트럴 입주 자체가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통한다.

바이오 스타트업이 랩센트럴에 열광하는 이유는 초기 창업비용을 상당 부분 절약할 수 있는 이점 때문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은 정보기술(IT) 스타트업과 달리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든다. 실험을 위한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만 보통 200만달러(약 21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부담스러운 액수다.

랩센트럴은 공용 연구실과 연구장비를 제공한다.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법률가 및 특허 변호사를 찾아주고 운영 자문도 맡고 있다. 창투사나 금융회사, 제약기업, 쓰레기 처리 회사까지도 연결해주고 있다. 바이오 스타트업에 필요한 것을 한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인 셈이다.

비영리기관인 랩센트럴은 제약 기업들과 매사추세츠 주정부의 후원으로 2012년 설립됐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로슈 암젠 등이 주요 후원사다.

입주 기업들은 이들 대형 제약사와 수시로 만나 시장 흐름을 파악한다. 랩센트럴은 길 하나를 두고 화이자, 암젠의 연구소와 마주 보고 있다. 두세 블록 떨어진 곳에는 노바티스 다케다 존슨앤드존슨 등의 연구소가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랩센트럴에 입주한 25개 기업 중 24개가 졸업했다. 랩센트럴은 새로운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졸업시키고 있다. 25개 기업이 3년간 유치한 자금은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평균 입주기간은 1년6개월이다.

김정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보스턴 파견 연구원은 “랩센트럴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대형 제약사들이 기술을 쇼핑하기 편한 곳”이라며 “랩센트럴이 생기면서 하나의 바이오기업이 탄생에서부터 성공까지의 생애주기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스턴=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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