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고신용자만 신용대출 취급…중·저신용자는 '외면'

입력 2018-04-19 09:22   수정 2018-04-19 09:26


NH농협생명이 1~3등급의 고신용자에게만 신용대출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 보험사들이 평균 6등급까지 신용대출을 열어두고 있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보다. 취약차주는 물론 중·저신용자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취급(이하 동일) 기준 농협생명의 무증빙형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91%로 대출금리를 공시하는 생명보험사 8곳(농협·삼성·한화·교보·미래·흥국·신한·현대라이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농협생명을 제외한 7개 생보사의 1~3등급 평균 대출금리는 8.58%다.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저렴하지만 신용등급 4등급 이상인 차주는 농협생명에서 무증빙용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다. 생보사 8곳 중 농협생명이 유일하게 1~3등급 차주에게만 대출을 허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농협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생보사 7곳은 평균 6등급까지 무증빙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흥국생명과 교보생명은 7~10등급의 저신용 차주에게도 대출을 실시 중이다.

농협생명이 1~3등급의 고신용자에게만 대출의 문을 열어둔 것과 달리 다른 보험사들은 중·저신용자에게 대출 문턱을 낮춘 것이다. 이는 금리구간별 대출 취급비중에도 드러난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대출금리가 10% 미만인 고객 비중이 35%인데 반해 농협생명은 100%다. 농협생명을 제외한 7개 생보사의 대출 취급비중은 금리 10% 미만이 평균 55%, 금리 10~15% 미만이 43%를 기록했다.

대출금리가 낮을 수록 고신용·고소득 차주일 가능성이 높고,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우량 대출고객을 많이 유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농협생명이 고신용자 중심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2 금융권인 보험사에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중신용, 저신용등급이 많은데 농협생명이 1~3등급의 고신용자만 무증빙형 신용대출을 허용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보험사가 고신용자만 받으면 중·저신용자들은 대출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농협을 제외한 7개 생보사의 신용등급별 평균 대출금리는 4등급 10.14%, 5등급 11.62%, 6등급 13.05%다.

6등급 기준 캐피탈·카드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8.49%.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5.91%다. 신용등급만 놓고 봤을 때 보험사, 캐피탈·카드사, 저축은행 순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진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과거 농협중앙회에 속해 있을 때부터 1~3등급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실시해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실시 중인 농협상호금융·농협은행 등 계열사와 고객이 겹치는 문제도 있어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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