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주가 이상 급등"… 솔직 고백한 바이오 CEO

입력 2018-04-19 17:41   수정 2018-04-20 16:57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 긴급 IR
투자자에 임상 지연 설명 자청

"주가 이상급등 할 때 실정 정확히 알리는 게 회사 책무"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
주가 악재 내용 스스로 공개
대부분 상장사, 주가 오를 땐 '잠잠'
급락하면 해명하는 것과 대조



[ 한민수 기자 ]
“우리 회사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안트로젠의 이성구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가산동 본사를 찾은 기관투자가 40여 명 앞에서 고해성사하듯 이렇게 말했다. 회사 사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은 미국과 한국에서 환자 등록을 시작하지 못해 일정이 수개월 연기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이날 기업설명회는 이 대표가 급히 마련한 자리였다.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에게 회사 경영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자는 생각에서였다. 주가 급등을 경계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안트로젠 주가는 지난해 8월께만 해도 1만8000원대에 머물렀으나 이달 16일에는 장중 23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줄기세포치료제가 지난해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허가를 받은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회사가 ‘고해성사 기업설명회’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17일부터 급락세로 돌아서 19일 12만7100원으로 주저앉았다.

안트로젠은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을, 10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을 허가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상시험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FDA 등과 협의를 거쳐 환자 상태에 따라 임상 대상을 세분화하기 위해 임상설계를 다시 짜면서다. 그러다 보니 임상 일정이 수개월씩 연기될 상황이다. 주가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성구 대표는 “기존 임상 계획은 판매 승인에 필요한 일부 데이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임상계획을 변경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는 내년 12월께 출시하고 미국에서는 2022년 12월께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계획보다 한국 출시 일정은 9개월, 미국 허가 일정은 5개월 늦춰지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안트로젠 주가는 최근까지 급등했다. 이 대표가 기업설명회를 열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지난 16일에는 주가가 장중 23만원을 넘어서자 이 대표가 직접 주가 과열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나흘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 대표는 “이제야 주가가 제 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할 때는 회사가 나서서 입장이나 상황을 전하는 게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다수 상장사들이 주가 급등 시에는 가만히 있다가 급락하면 부랴부랴 해명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상황은 너무 좋다”며 “안트로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현재 성과와 무관한 주가 급등은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부광약품에 입사해 의약품 판권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세계 네 번째 B형간염 신약이자 국산 11호 신약인 ‘레보비르’의 개발과 기술수출을 주도했다.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부광약품 대표를 9년간 지냈다. 이 기간 부광약품 매출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바이오신약을 개발해 보자’는 생각으로 2000년 안트로젠을 창업했다. 2012년 항문 옆에 구멍이 생기는 크론성 누공 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 허가를 받았다.

안트로젠은 당뇨병성 족부궤양과 희귀병인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줄기세포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초저온 냉동기술을 활용해 기존 72시간 정도였던 줄기세포치료제 보관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렸다. 안트로젠은 부광약품이 지분 2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이 대표는 12.7%를 가진 2대 주주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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