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턴트서 콘텐츠제작자로
"한국영화 정서 인도인에 잘 맞아"
'7번방의 선물' 등 10여편 리메이크
'내딸 서영이' 인도판도 현지 촬영
[ 유재혁 기자 ] 발리우드(인도 영화시장)에 ‘K무비 리메이크 붐’이 일고 있다. 한국 영화 ‘올드보이’ ‘추격자’ ‘달콤한 인생’ 등이 현지에서 무단으로 리메이크돼 상영된 이후 2016년부터는 ‘아저씨’ ‘몽타주’ 등이 정식 판권 계약으로 리메이크되고 있다. ‘몽타주’를 현지 영화사와 합작한 김현우 크로스픽쳐스 대표(45·사진)는 이런 붐을 주도하는 리더다. 2014년 인도에 현지법인을 세운 김 대표는 ‘몽타주’에 이어 ‘7번방의 선물’ ‘터널’ ‘수상한 그녀’ 등 10여 편의 인도 버전을 개발 중이다.
19일 서울 논현동 크로스픽쳐스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한국 영화의 아시아적 정서가 인도인에게도 잘 들어맞는다”며 “인도에서 K무비 리메이크 붐이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와세다대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마친 김 대표는 1997년부터 베인앤드컴퍼니와 골드만삭스 등에서 컨설턴트로 일했고, 2003년 미국 디즈니 테마파크 사업부문에서 근무했다. 이때 창조적인 콘텐츠 제작업에 재미를 느껴 2004년 크로스픽쳐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흥행 영화와 드라마 등에 대한 저작권(IP)을 사들여 인도 등 해외에서 리메이크한다. ‘몽타주’의 인도 버전인 ‘Te3n’을 현지 영화사 릴라이언스 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약 5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가 저작권을 바탕으로 공동 제작을 맡았고, 현지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투입됐다. 순제작비 40억원과 배급비용은 릴라이언스가 전액 부담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인 ‘터널’의 인도 버전은 연말께 개봉 목표로 촬영 중입니다. KBS가 조성한 ‘한류투자파트너스’ 펀드 등 한국 자금과 현지 자금을 공동 투자했습니다. 현지 일급 감독인 아바스와 무스탄 형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요.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 버전은 내년에 제작할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2016년 ‘7번방의 선물’이 현지에서 표절돼 상영하고 있을 때 상영금지 가처분소송을 내 지난해 승소했다. 이것이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인도인들에게 저작권 개념을 일깨워주면서 한류 콘텐츠를 부각시키는 효과도 얻었다.
그는 중국이 개방을 본격화한 1990년대와 요즘 인도의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경제가 연평균 7%씩 성장하고 13억 인구가 영화를 소비하는 거대 시장이란 점이 인도시장의 매력입니다. 중국보다 정치적인 리스크도 작죠. 인도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큽니다.”
그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도 리메이크 중이다. ‘내딸 서영이’를 30분짜리 150부작 인도 버전으로 촬영하고 있다. 연말께 현지에서 방송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리메이크가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실종된 남편을 찾기 위해 만삭의 아내가 고군분투하는 인도 영화 ‘카하아니’의 한국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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